영적 리더십

자기를 부인하는 지도자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최선을 다하는 지도자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삶의 우선순위가 분명히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 세상 모든 일에 우선순위가 있듯이 신앙생활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그리스도인의 최우선 순위는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것이다.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막 8:34).

자기를 부인하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자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주님을 위해 자기의 뜻과 욕심을 모두 비우는 것이다. 참된 영적 지도자로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을 가고자 한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라고 날마다 고백하며 자기를 부인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예수님이 길을 가실 때 한 청년이 와서 예수님께 영생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그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과 청년의 반응이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사랑하사 이르시되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가서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 그 사람은 재물이 많은 고로 이 말씀으로 인하여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가니라” (막 10:21~22).

청년은 영생을 얻는 길에 대해 들었지만 차마 자신의 재물을 포기할 수가 없어 근심하며 예수님을 떠나갔다. 그런데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려고 할 때 가진 것을 포기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자신을 비우고 내려놓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 귀히 쓰임 받는 참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 돈, 명예 등 자신이 가진 것을 내려놓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전체를 비워야 한다. 옛 사람의 모습, 교만, 불순종, 부정적인 생각, 이기심 등을 모두 버려야 한다.

사도 바울은 오늘날로 말하면 소위 잘나가는 사람이었다. 좋은 가문 출신으로 로마 시민권자였으며 당대 최고의 랍비인 가말리엘에게 수학한 전도유망한 청년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고 난 후 자신의 옛 사람의 모습을 모두 버렸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 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 내가 가진 의는 율법에서 난 것이 아니요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곧 믿음으로 하나님께로부터 난 의라” (빌 3:7~9).

윌리엄 보든의 메모 “남김 없이, 후퇴 없이, 후회 없이”
사도 바울과 같이 전적으로 자신을 부인하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로 결심한 윌리엄 보든이라는 분을 소개한다.

윌리엄 보든은 이 세상의 눈으로 보면 남부러울 것 없는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그는 먼저 오늘날로 환산하면 수십억 달러 가치를 가진 낙농 그룹의 상속자로 태어났다. 또한 그는 명문대 졸업생이기도 했다. 미국 예일 대학과 프린스턴 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했다. 하지만 그는 억만장자의 길과 명문 대학의 학위를 뒤로 하고 예수님의 제자로만 기억되기를 원했다. 사도 바울처럼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긴 것이다.

그의 삶의 유일한 자랑거리는 예수님 한 분뿐이었다. 윌리엄 보든은 예일대에 들어가기 전 1년간 세계 여행을 하였는데 그때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한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얼마나 필요한지 절실히 깨달았다. 그리고 세계 선교로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는 중국 간쑤성의 이슬람교도들 에게 복음을 전하기로 결단했다.

그런데 중국에 들어가기에 앞서 아랍어를 배우고 이슬람 지역 선교를 준비하기 위해 갔던 이집트에서 그만 척수막염에 걸리고 말았다. 그리고 한달 뒤, 그는 스물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윌리엄 보든의 삶을 보며 어리석다고 말한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예수님을 따른다면서 가족과 재산, 미래까지 다 내려놓았는데 선교는 구경도 못하고 죽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윌리엄 보든은 예일 대학에 재학 중일 때 대학의 영적 부흥을 일으켰으며 수많은 사람을 전도했다. 또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수천 명의 사람이 선교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의 인생은 실패작이 아니었다. 오히려 영적 지도자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참된 제자의 삶을 보여주었다. 윌리엄 보든이 세상을 떠난 뒤에 그의 성경책 속에서 다음과 같은 메모가 발견되었다.

“남김 없이(No Reserves), 후퇴 없이(No Retreats), 후회 없이(No Regrets).”

윌리엄 보든은 예수님을 따르려면 온전한 헌신이 필요하며 뒤를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 이처럼 그가 대학 시절 남겼던 메모는 지금도 우리에게 도전을 준다.

〈팬인가, 제자인가〉의 저자이자 미국 사우스이스트 크리스천교회의 담임 목사인 카일 아이들먼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언제나 자신에게는 ‘노’(No)라고 말하고 예수님께는 ‘예스’(Yes)라고 말 하십시오. 자아를 부인할 때, 우리는 예수님의 진정한 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내 삶 속에서 나를 부정하고 대신 주님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될 때 주님이 나를 통해 일하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를 내려놓아야 한다. 자기를 부인해야 한다. 자기를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아닌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는 순간 문제가 생긴다. 자기를 부인해야 하는데 세상의 높은 위치나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그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자기를 부인하는 것은 평생 우리가 싸워야 할 숙제이다. 한평생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주님만이 나의 모든 것이 되십니다”라고 주님께 고백하라. 오직 예수님만 인정하고 예수님만 나타내는 삶을 살아가라. 그것이 참된 지도자의 길이다.†

이영훈 담임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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