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통과하면서 철든 그리스도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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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다양체의 위상수학과 기하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김인강 고등과학원 교수(55세)에게 이메일로 인터뷰 요청을 하자 이런 답장이 왔다.
“사실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면 겁이 납니다. 나도 똑같은 죄인인데, 누군가 나를 더 나은 인간인 것처럼 글을 쓰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읽는다는 것이 왠지 나를 속이는 것 같고, 하나님한테 죄송해서요.”

“2011년 자전적 에세이를 쓸 때도 참 많이 망설였어요. 내가 얼마나 진실을 담아낼 수 있을까 겁이 나서요. 하지만 누군가 내 글로 위로받고, 다시 삶을 추스를 수 있다면, 어쩌면 가치 있는 일일 거라는 생각에서 책을 출판했습니다. 인터뷰 요청이 가끔씩 들어오지만, 같은 이유로 대부분 고사합니다. <신앙계> 잡지에 도움이 될까요? 저보다 더 훌륭한 신앙의 선배들이 많을 텐데. 그것을 읽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김인강 교수를 직접 만났을 때 메일 내용에 가득했던 겸손함이 온몸에 배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뷰 포인트를 성공에 맞추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그의 이력을 보면 ‘성공, 최고’ 같은 단어가 저절로 떠오른다.
서울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인강 교수는 카이스트와 서울대학교에서 11년간 후학을 가르친 뒤 2008년 고등과학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기관인 고등과학원에서는 수학과 물리학, 계산과학 계통의 석학 20여 명이 강의 부담 없이 순수과학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김인강 교수는 2011년 ‘젊은 과학자상’을 받은 데 이어 2016년 ‘FILA 기초과학상’ 2017년 8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2020년에는 한국과 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 되었다. 한림원은 과학기술분야에서 20년 이상 활동한 과학기술계 최고 석학들의 모임으로 대정부 자문과 연구, 다양한 과학기술진흥 사업을 수행하는 학술단체이다.


(글/이근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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