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피플 회장 최경배 장로의 ‘의료선교사의 꿈’

버스 안에 울려 퍼진 찬송가

1980 년대 초반 어느 토요일 오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인근의 한 버스 정류장에 청년들이 열댓 명 모였다. 버스에 오르기 전 한 청년이 버스 기사에게 양해를 구했다. 잠시 버스에서 전도해도 되겠느냐고 묻자 버스 기사는 그러라며 허락해줬다.
버스에 오른 청년들은 찬송가 91 장을 먼저 불렀다.
“ 슬픈 마음 있는 사람, 예수 이름 믿으면 영원토록 변함없는 기쁜 마음 얻으리~” 라는 찬송가 가사가 버스 안에 울려 퍼졌다.

지금 같았으면 버스 기사로부터 전도 허락을 받기도 어렵고 또 설사 버스에 올라 전도를 한다 해도 승객들이 반발했을 테지만, 당시는 사람들의 거부감이 크지 않았다. 지금처럼 각자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휴대전화만 보는 때도 아니었기에 사람들은 버스 안에 울려 퍼지는 찬양을 자연스레 들으며 저마다의 목적지로 향했다.

찬양이 끝나자, 한 청년이 손잡이를 잡고 서서 전도하기 시작했다.
“버스가 목적지에 다다르면 누구나 버스에서 내려야 하듯 인생이란 여행도 종점이 다가오면 누구나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끝 갈림길엔 천국과 지옥이 있습니다. 예수 믿고 구원받으세요. 사랑의 하나님은 여러분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가까운 교회에 한 번 나가보세요.”

그의 수려한 언변은 버스 기사도 귀를 쫑긋 세우고 들을 정도였다. 당시 여의도에서 출발해 새문안교회 앞에서 내릴 때까지 버스에서 진행된 30분간의 전도 집회는 매우 뜨거웠다. 청년들이 부르는 찬양에 감동해 예수를 믿어 보겠다고 하는 이들도 종종 있었다.

버스에서 복음을 전하던 이 청년은 훗날 유명한 안과의사가 된다.
그 청년이 바로 JC빛소망안과 원장 최경배 장로(여의도순복음교회)다. 최 장로는 개인 백내장 수술 4만 건을 달성한 국내 최고의 실력파 의사이고, 그가 1994년에 세운 병원은 개인병원으로서 백내장 수술 국내 최고 3대 병원에 들 정도로 최고의 병원으로 성장했다. 병원 이름 앞에 붙은 JC는 ‘예수 그리스도 (Jesus Christ)’란 뜻이다.

최 장로는 앞선 청년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며 “당시 수줍음이 많은 학생이었는데, 이상하게 전도에 나설 때만큼은 하나님께서 두려움을 없애주셨다”고 고백했다. 그는 당시 여의도순복음교회 CAM대학선교회에서 신앙교육을 받았는데, 매주 토요일마다 교육이 끝나면 항상 또래 친구들과 버스에 올라 전도에 나섰던 것이다.


글 | 임보혁 (국민일보 종교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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