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리더십
섬김의 리더십
독일계 미국인 의료선교사로 1912년 혈혈단신 조선 땅을 밟은 서서평(본명 : Elisabeth Johanna Shepping, 1880. 9. 26. ~ 1934. 6. 26.) 선교사는 평생 섬김과 헌신의 삶을 실천했다.
병든 자들을 돌보고 학교를 세웠으며 고아로 버려진 열네 명의 아이들을 입양하고 버림받아 오갈 데 없는 서른여덟 명의 여인들을 거두어 함께 살았다. 게다가 모두가 꺼리는 한센병 환자들까지 성심껏 돌보았다.
그녀는 누렇게 바랜 저고리와 검은 통치마를 입고 남자 고무신을 신으며 보리밥과 된장국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생을 마감하기 직전에는 시신마저도 의과대학에 해부용으로 기증했다. 그녀의 장례는 광주 최초의 사회장으로 치러졌으며 수많은 걸인과 한센병 환자들이 “어머니! 어머니!” 통곡하며 상여를 따라갔다고 한다.
독일계 미국인 선교사로 조선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은 서서평 선교사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의 포스터
당시 동아일보는 “자선과 교육 사업에 일생을 바친 빈민의 어머니, 서서평 양 서거”라는 제목으로 그녀의 죽음을 대서특필했다. 사인이 영양실조로 밝혀진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것은 반 장짜리 담요 하나, 동전 몇 닢, 강냉이 가루 두 홉뿐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침대 머리맡에는 그녀의 삶을 잘 대변해주는 다음 글귀가 걸려있었다.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다.”
“Not success, but service.”
예수님의 섬김
예수님은 평생 섬김의 삶을 사셨다. 심지어 유월절 전날에는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친히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다. 이는 모든 사람을 위한 대속물로 자신을 내어주신 십자가에서의 위대한 섬김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었다.
사랑은 섬김의 옷을 입을 때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게 된다. 또한 섬김은 가식이 아닌 진실된 사랑으로 행할 때 아름다운 향기를 발하게 된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에는 제자들을 향한 사랑의 마음뿐만 아니라 섬기는 리더십을 가르치시려는 목적도 있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직접 섬김의 본을 보이심으로써 그들 역시 섬기는 리더들이 되기를 원하셨던 것이다.
예수님이 보이신 섬김의 본을 따른 초대교회의 대표적인 인물로 에바브로디도를 들 수 있다. 그는 로마 감옥에 투옥된 바울을 돕기 위해 파송된 빌립보교회의 성도였다. 그가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얼마나 헌신적으로 바울을 섬겼던지 병이 들어 생사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누군가를 섬기는 행동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보석과 같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값진 이유는 사랑으로 행하는 섬김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촛불이 하나의 양초에서 다른 양초로 옮겨져 어둔 곳을 환하게 밝히듯이 섬김은 또 다른 섬김을 낳아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원천이 된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을 섬기기보다 섬김을 받기 원한다. 본능적으로 자신을 세상의 중심에 두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섬김을 실천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라면 자신을 앞세우는 자기중심적 생각을 버리고 다른 사람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모신 사람은 예수님의 마음, 즉 종의 마음을 품게 된다. 종의 마음을 가질 때 선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기꺼이 다른 사람을 섬길 수 있다.
종의 마음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은 신실한 사역자이자 영적 리더였다. 그는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감옥에 갇히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감옥에서 빌립보교회 성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이들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전제로 드릴지라도, 즉 제물 위에 부어지는 포도주처럼 자신의 생명을 드릴지라도 기뻐하겠다고 고백했다.
“만일 너희 믿음의 제물과 섬김 위에 내가 나를 전제로 드릴지라도 나는 기뻐하고 너희 무리와 함께 기뻐하리니”(빌 2:17).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은 자들은 예수님처럼 그리고 사도 바울처럼 종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온전히 섬기는 영적 리더의 사명을 넉넉히 감당하게 된다.
사람들은 흔히 힘이 있는 자, 권력을 가진 자를 리더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리더의 자격을 높은 지위나 권력에서 찾지 않으셨다. 오히려 리더는 종과 같이 섬기는 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공생애 동안에 섬김의 본을 보이신 예수님은 마지막에는 모든 사람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주셨다. 이것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숭고하고 위대한 섬김이며 희생이다. 섬김의 핵심은 말에 있지 않고 행함에 있다.
이처럼 섬김은 실천으로 이어질 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통로가 되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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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담임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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