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에 하나님의 치유를 접목, 건강한 삶의 리듬을 추구하다

자기 부인과 자존감의 차이

3대째 크리스천 집안에서 자란 유은정 원장은 이화여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7년부터 정신과 진료를 시작했다.
“환자들을 만나면서 ‘하나님을 믿는 정신과 의사’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성경에서는 ‘자기를 부인하고 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라’고 하는데 정신과에서는 ‘나를 존중하고 긍정하며 최우선으로 두는 것이 행복’이라고 합니다. 자기 부인과 자존감이라는 두 가치가 부딪치는 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이런 고민들이었죠.”

때마침 IMF로 인해 파산과 이혼이 늘어 정신과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들을 상담하며 무력감을 느끼던 중에 늘 성공가도를 달렸던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다.

“언젠가 나도 사라지겠구나. 우리는 그런 존재구나. 열심히 살고 성공해도 물방울처럼 사라지는구나. 그런 회의가 들었어요. 아버지 생각에 울면서 길거리를 방황할 정도로 힘든 시기였죠. 그때 지도교수님이 ‘인생의 어두운 터널에는 반드시 그 끝이 있다’는 편지를 주셔서 위로가 많이 됐어요.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였는데 그 교수님이 박사논문 심사비 전액을 돌려주셨어요. 그때 경험이 나중에 환자를 위로할 때 큰 힘이 되었죠.”

2001년 서울 서초구에 정신과를 개원하면서 식이장애와 스트레스를 중점 진료하는 비만클리닉을 시작해 명성을 얻었다. 비만학회에서 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만치료와 스트레스 폭식 관련 심리처방전’ 강의를 도맡아 진행했다.
폭식증, 비만, 성형중독, 산후우울증, 주부의 권태감, 스트레스 문제를 다루는 유명 병원으로 성장해나갔지만 마음 한 쪽이 늘 허전했다. 급기야 개업 5년 만에 미국 풀러신학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주변에서는 잘 되는 병원 놔두고 뜬금없이 웬 신학공부냐며 말렸다.

“상담을 할 때 학교에서 배운 지식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꼈고 제 정체성에 대한 의문도 들었어요. 하나님에 대해, 나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겠다는 마음과 함께 가장 중요한 시기를 하나님께 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죠. 은퇴하고 난 다음이 아닌 지금 해야겠어, 생선의 가운데 토막을 드려야지, 꼬리를 드리는 건 옳지않아. 그런 마음으로 떠났어요.”


(글/이근미 소설가)

문화일보로 등단하고 여성동아에 장편소설이 당선되다.
장편소설 <17세>, <나의 아름다운 첫학기>
비소설 <프리랜서처럼 일하라>, <대한민국 최고들은 왜 잘하는 것에 미쳤을까>
기독교서적 <큰교회 큰목사 이야기>, <광야에 길을 내다> 외 다수의 책을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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