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중 국립합창단 단장 겸 예술감독

후광보다 따끔한 질책 이어져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미국 신시내티 음대 대학원에서 합창 지휘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국내 무대에 섰을 때 윤의중 단장에게 아버지의 후광을 입어 활동한다는 오해가 따라다녔다. 윤학원 장로가 인천시립합창단 지휘자와 중앙대학교 음악대학 학장, 한국합창총연합회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한국합창지휘자아카데미 원장과 세계합창올림픽 심사위원으로 맹활약을 할 때여서 그런 말이 나왔던 것이다.
“후광보다는 따끔한 질책을 해주셨어요. 예원학교 다닐 때부터 합창 지휘를 많이 했는데 창원시립합창단 지휘자로 갔을 때까지 아버지로부터 조언도 듣고 질책도 들었습니다. 걸어 나오는 폼, 얼굴 표정까지 세세하게 지적하셔서 끝나고 같이 식사를 하기가 싫을 정도였어요. 집중력은 좋은데 좀 편안한 음악을 선택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하셨어요. 한창 젊을 때여서 도전적인 모습,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2020년 국립극장 창설 70주년 기념 ‘국립합창단 베스트 컬렉션’ 공연을 마치고 일부러 아버지에게 평을 부탁했지만 웃기만 하셨다고 한다. 이제 아버지는 기독교TV 토크쇼에서 “내가 못한 걸 아들이 하니까 기쁘다”고 말하며 국립합창단 단장에 오른 아들을 자랑스러워한다.
청춘합창단 방송 이후 잠시 합창 붐이 일다가 식은 것을 윤의중 단장은 매우 안타까워했다.

“전 세계에서 각 도시마다 구립합창단과 시립합창단이 있는 곳은 우리나라 밖에 없어요. 이런 인프라를 잘 활용해서 좋은 공연을 많이 하고 더 많은 합창 인구가 생기길 기대합니다. 프랑스 초중고등학교에서는 합창이 정규과목으로 편성되어 있어요. 프랑스 학생들이 합창을 하면서 왕따나 학교폭력이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합창을 생활화하면 노년이 되어서도 배려와 희생, 단결과 이해 속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글 | 이근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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