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 시대 크리스천의 투자 이야기
요즘 ‘영끌 • 빚투’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로 투자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왜 그렇죠? 주의해야 할 점이 무엇인가요?
‘영끌’은 신용대출, 담보대출, 보험대출, 부모님 찬스 사용 등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집을 샀다는 것을 청년들이 ‘영혼까지 끌어모음’이라고 재치 있게 표현한 말이고, ‘빚투’는 빚을 내서 주식투자 코인투자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투자 붐을 넘어 일찍이 보지 못한 투자 광풍이 불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들입니다.
‘영끌 • 빚투’ 현상이 나타난 이유
왜 그럴까요?
‘영끌’과 ‘빚투’의 결과가 지금까지는 좋았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경험을 돌아보면, 상승장에서 투자 붐이 일어나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었습니다. 막차 탄 사람들이 상투를 잡고 큰 손실을 보았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투자 열기는 차갑게 식어버리고 끝이 나는 패턴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영끌’과 ‘빚투’가 나타날 틈이 없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한발 늦게 뛰어든 사람들도 가격 상승의 수혜자가 되고 심지어 두 발 늦게 달려든 사람들도 돈을 벌게 되니까 정말 아무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 투자와 투기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겁니다. 즉 꺾이지 않고 계속되는 가격 폭등이 초래한 비이성적 투자 열풍 현상인 것입니다.
2017년부터 무섭게 상승한 집값이 적절한 공급대책이 나와서 2018년에 잡혔다면, 아니 2019년에라도 잡혔다면 2020년 ‘영끌’은 나타나지 않았을 겁니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집을 살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이 대신 주식과 코인투자로 눈을 돌리게 된 것입니다. 마침 엄청나게 풀린 통화량의 힘이 더해져서 주식시장도 급등하게 되니까 모두들 흥분 상태가 되어 너나없이 ‘빚투’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주식시장의 움직임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거의 7년간 코스피가 20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박스권 장세를 보일 때는 주식투자에 몰입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돈을 벌었다는 사람보다는 손해 봤다는 사람이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한국주식시장은 개미들을 희생시키고 기관투자자와 외국인들만 수익을 보는 구조라며 시장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2020년 4월부터 최근까지 코스피가 1600에서 3200까지 폭등하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평균적으로 1억 원을 묻어 두었다면 1년여 만에 1억 원을 벌었다는 얘기입니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믿을 수 없는 상승장이 1년 넘게 계속되면서 사람들이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동료 직장인이나 친구들이 몇 달 만에 1억 원을 벌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니 주식에 전혀 관심 없던 사람들도 주식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겁니다. 특히 2030 청년들 중 다수는 주식이나 코인투자를 안 하면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없기 때문에 ‘빚투’ 대열에 뛰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것은 주식시장의 기본 법칙입니다. 역사상 최고로 뜨거운 초강세장이 있다면 지옥 같은 폭락장도 있는 것이죠. 하락장을 경험해보지 못한 신규 진입 개미들이 문제입니다. 1년 정도 짧은 기간의 투자 성공에 자신감 충만해져서 ‘나는 주식 체질이야’라면서 붕 떠 있는 초보투자자들은 이제
부터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금융자산 내 주식 비중은 2016~2019년 평균 9.8%였는데 작년에 38.2%로 급증했고, 고객예탁금은 63.4% 증가했다고 합니다. 작년 강세장에서 크게 수익을 본 개미 군단이 늘어난 주식평가액에 흥분하여 자금을 추가로 더 투입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뒤늦게 뛰어든 초보투자자들도 최대한 대출을 끌어와 ‘빚투’하는 경향이 커져서 지금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위험한 신호가 아닐 수 없습니다. 2~3년 전만 해도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사람들은 주식을 오랫동안 해온 장년층이거나 은퇴한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분들은 과거 하락장과 상승장을 두루 경험한 분들이어서 대처 능력이 있지만 이번 기회에 입문한 수많은 초보투자자들과 젊은 사람들이 큰 문제입니다.
‘비중 축소’의 연착륙을 시작해야 할 때
이번 상승장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주식시장이 활활 타올랐던 시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펀드 붐이 불었던 시기’ 등 큰 상승장이 펼쳐질 때마다 ‘이번 상승장은 과거와 다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앞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전망은 밝다’는 전문가들의 장밋빛 예측은 번번이 틀린 것으로 결말이 났습니다. 덩달아 전문가의 말을 믿고 미처 대처하지 못한 개미들만 큰 손해를 본 것이 우리 주식시장의 역사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한마디로 넘쳐나는 유동성을 주체하지 못하고 곳곳에서 돈 돈 돈 하면서 온통 투자와 투기의 열풍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머지않아 이 거대한 유동성 장세와 초강세장이 막을 내리고 하락장이 왔을 때 뒤늦게 뛰어든 초보투자자들의 한숨소리와 피눈물이 커다란 사회문제가 될까 염려됩니다.
단기간에 많이 오른 것만큼 큰 악재는 없습니다. 그리고 하수가 고수를 이기는 일은 어쩌다 한두 번입니다. 작년처럼 개미 군단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을 이기는 일은 흔치 않다는 얘기입니다. 주식을 본업으로 할 생각이 아니라면, ‘동학 개미’, ‘서학 개미’ 모두 다 지금부터는 남보다 먼저 ‘비중 축소’의 연착륙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글/특별취재팀)
"‘영끌•빚투’ 시대 크리스천의 투자 이야기" 리스트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