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 있는 곳에 네 마음이 있다

드라마와 쇼핑중독에서 헤어나오다

2020년을 돌아봤을 때 코로나19가 내 삶의 거의 모든 체계를 뒤바꿔놓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교회에 출석하지 못해 온라인 예배를 드리게 되었고 단축근무와 재택근무를 병행했으며 식당과 쇼핑몰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은 자연스럽게 피하게 되었다. 필연적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참 놀랍게도 집에 있었으나 오히려 재정지출이 늘어난 것을 카드명세서를 보고 알게 됐다.

시간과 재정의 부적절한 사용
나의 재정지출은 크게 두 가지 면에 집중됐다. 하나는 넷플릭스라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른 하나는 인터넷쇼핑이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TV를 많이 보게 됐고 더 이상 볼거리가 없게 되자 넷플릭스 동영상 서비스에 가입했다. 이전에도 잠깐 보다가 해지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중간에 해지하지 않고 매달 결제를 이어갔다.
넷플릭스를 정기결제 하면 국내외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고 완결된 작품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한 번에 끝까지 몰아보기가 수월했다. 그런데 이 부분이 가장 문제였다.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다음화가 궁금해서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재미있게 보다가 시계를 보면 새벽 4시를 훌쩍 넘기기 예사였다. 다음 날 피곤한 몸으로 출근을 하고 다시 퇴근해서 미드(미국 드라마)를 보는 사이클이 계속됐다. 낮에 업무효율은 오르지 않고 건강도 나빠졌지만 이 중독에서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한편, 나의 또 다른 소비는 바로 휴대폰으로 하는 온라인쇼핑이었다. 대형 쇼핑몰에서 옷을 사는 것이 낙이었지만 외출할 수가 없으니 인터넷쇼핑에 눈을 돌리고 열심히 검색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하나씩 사다 보니 하루에 몇 개씩 택배박스가 쌓였다. 온라인으로 옷을 사다 보니 직접 입어보고 사는 것보다 반품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몸에 맞는 치수를 주문했지만 엉뚱한 제품이 오는가 하면 제품소개와는 다른 옷이 오는 경우도 많았다. 반품비도 만만치 않게 들었다.
이뿐 아니라 외식도 할 수 없어서 배달앱으로 치킨과 피자 등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비중도 현격히 늘어나 식비지출도 만만치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탓할 수만은 없었다. 현장예배를 못 드리면서 신앙생활이 나태해진 것도 사실이다. 넷플릭스나 유튜브에 돈을 쏟기보다는 그 시간에 말씀이라도 한 장 더 읽어야 했다. 쇼핑중독까지는 아니지만 불필요한 물건을 사는 탐심을 내려놓아야만 했다.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절제가 없었음을 고백한다. 성령의 열매인 절제가 내 삶에 없었다. 돈을 많이 지출한 곳에 내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미드가 우상이었고 쇼핑이 내게 우상이었던 셈이다.
지금은 넷플릭스를 해지하고 동영상 시청 시간을 줄였다. 쇼핑도 꼭 필요한 물건을 살 때를 제외하고는 불필요하게 그냥 들어가서 할인제품이 있는지 찾아보지 않는다. 내 지갑과 시간의 부적절한 사용을 주님께 회개한다. 절제의 열매를 맺게 해달라고 오늘도 주님께 기도드린다.†


이주용 성도•월드미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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