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 맞춤형 의료시대에는 ‘의사과학자’가 절실합니다

30여 년 전부터‘의사과학자’의 필요성 체감

임인경 박사

이처럼 사랑과 섬김에 앞장서는 그의 또 다른 명칭은 국내 분자•세포의학 분야 권위자이자 의학박사(MD)와 생화학 분야 박사학위(Ph.D)를 보유한 1세대 의사과학자이다. 이제는 사회 모든 분위기가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변화를 예고하고 있지만 이미 이것을 예견하고 30여 년 전부터 의학계에 ‘의사과학자(MD-Ph.D)’를 양성해야 한다고 외쳐온 이가 바로 임인경 교수였다. 의사과학자는 의학계의 두 분야인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이자 두 분야를 이어주는 다리가 돼 주어 한층 발전된 개인별 맞춤 의료혜택을 모든 이들이 경험하게 해준다. 이미 미국은 1964년부터 이 일을 체계적이고 다양하게 진행해 세계 모든 나라 중 바이오산업에 단연 앞서 있고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임 교수는 이러한 의사과학자의 개념을 1984년 일본을 방문하면서 체감하게 되었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의 지원을 받아 연구의사 신분으로 3개월간 도쿄대에 있었을 때 지금의 ‘왓슨’과 같은 인공지능 진단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연구의사들의 토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일본은 의과대학 졸업자가 대학교수가 되려면 반드시 실제 연구소에서 연구한 성과가 있어야 하고 기초과학 분야 박사학위를 획득해야 한다. 한국의 의대졸업생들은 의학의 두 분야인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중 99.9%가 임상의학 쪽을 선택한다. 이러한 한국 의료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30여 년 전 일본에서 본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 대부분이 임상의학과 기초의학 모두를 공부한 이들이었습니다. 미국이 앞서가고 일본이 눈치 채고 빨리 따라간 결과라고 할까요. 그만큼 앞으로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요 키가 이 분야인 것입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의사과학자를 양성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1999년 국회 공청회에 참석, ‘기초과학을 전공하는 사람들과 임상의사들을 연결하는 의사과학자를 국가적 차원에서 키워야 한다’고 발언하였다. 이것이 어렵다며 문서로 작성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작성, 제출했을 때 대통령자문기관인 국가과학기술회의 회장을 지낸 카이스트(KAIST) 천성순 총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드디어 기회가 온 것이다. 그래서 소정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미국으로 가서 존스홉킨스대학을 비롯한 유수한 대학들을 돌며 프로그램 디렉터를 만나 인터뷰하고 다양한 조사를 해 보고서를 작성,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정밀의학의 강국이 되기 위해 MD/Ph.D 프로그램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당시 과학기술처 차관과 직원 몇 명 앞에서 이것을 설명했고 덕분에 의과대학 내 메디컬리서치센터(MRC)에 교수연구비를 신설하기도 했다.
“여기 저기 문을 두드리며 애쓴 끝에 2009년부터 1년 반 정도 교육과정을 시행, 전국 규모의 심포지엄과 세미나를 통하여 의사과학자 양육을 시작했어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원 학생 수가 소수인데다 의전원(의학전문대학원) 신설 등 의학교육 제도의 변화로 인해 국가 지원이 중단됐어요.”
그래도 당시 교육받은 이들이 지금 주요기관에서 중추적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는 것이 임 교수에게 위로가 된다. 아직 미국 일본에 비해 턱도 없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의사과학자에 대한 중요성을 사람들이 인지하게 되고 대한민국이 이 분야에서 세계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를 임 교수는 매일 기도한다.
한편 연세대 의대 생화학교실 강사에 이어 원자력병원 선임의사로 재직했던 임 교수는 원자력의학원 설계 과정부터 시작, 1987년까지 만 4년을 근무한 후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에서 2년간 연구한 뒤 1989년부터 아주대의대 전임교원 1호로서 의학교육을 위한 학사운영시행세칙부터 만들었다.

<글=이영희 편집장, 사진=스튜디오탁스 탁영한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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