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세계가 세상을 움직인다

토종 미생물의 위력

아이들이 마이크로바이옴으로 키우고 있는 텃밭에서 야채를 따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래의 건강한 먹거리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미생물 중 좋은 것이 많습니다. 김치나 된장, 젓갈 등 우리나라 발효식품에 사는 미생물들은 항균력과 생존률이 강해 가스나 석유가 없는 우리나라에 새로운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의 건강과 직결되어 있는 휴먼마이크로바이옴의 핵심은 장내 미생물이다. 우리 몸의 장 건강에 대해 수없이 연구하고 가르쳐온 윤 교수는 시중에 시판되고 있는 유산균을 살펴보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거의 다 수입품이었습니다. 사람에게 인감증명이 있듯 균주에는 기탁증이라는 것이 있는데 수입균 대부분이 이런 기탁증 확인이 어렵습니다. 게다가 수입산 유산균 대부분이 장까지 살아가는 생존율이 낮고 우리 몸의 이로운 작용에 대한 근거도 부족합니다. 누가 뭐래도 한국 사람 장에는 우리 음식에서 나온 토종 미생물이 가장 잘 맞습니다.”

윤 교수는 1년 반 정도 우리나라 토착 미생물을 연구하여 국내에서 최초로 차세대 유산균인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연구하고 개발하여 제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우리가 유산균을 섭취하게 되면 유산균 자체가 장내에서 유익한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이들 유산균이 장내에서 생성하는 분비물, 또는 대사산물이 실질적인 이로운 역할을 합니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와 프리바이오틱스(유산균 먹이), 그리고 유산균대사 산물(배양건조물)을 모두 포함한 복합유산균으로서 위와 십이지장에서 죽지 않고 장까지 도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므로 장 속에서 유해균의 생성과 활동을 억제하고, 장 점막 상피세포를 강화해 소장 융모의 밀착을 촘촘하게 하여 여러 가지 장 질환의 원인인 장누수증후군을 예방합니다.”

지난해 8월 30일 한 건강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소개했는데 순식간에 네이버 포털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장 건강에 관심이 지대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장을 건강하게 할 수 있을까?
“우리 장내 미생물들은 군락을 이루고 삽니다. 장내 미생물을 비율로 따지자면 처음부터 죽을 때까지 좋은 일만 하는 유산균과 같은 유익균이 25%, 중간균이 60%, 끝까지 나쁜 일만 하는 유해균이 15%를 차지하는데 장 건강의 핵심은 중간균을 어디로 이동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김치나 젓갈, 청국장, 된장 같은 발효음식이나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으면 중간균이 좋은 유익균으로 이동하게 되지요. 중간균이 유익균과 합세해서 장내 미생물의 비율이 유익균이 85%가 되고 유해균이 15%가 될 때 가장 건강한 장 상태가 됩니다.”
그러나 현대인들 대부분이 유해균이 높아져 있어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무너져 있다. 이는 면역력의 저하, 즉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의미한다. 이유는 많은 경우 우리의 생활습관이나 식습관 때문이다. 찬물을 마시고,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고, 과로와 스트레스로 결국 장이 무너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윤 교수는 건강한 장 건강을 위해 몇 가지를 제안했다.
“장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우리 몸 전체를 건강하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먼저 유익균이 다량 함유된 김치, 된장 같은 발효식품을 많이 먹고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잘 익은 바나나, 우엉, 뿌리채소를 비롯한 각종 채소들을 많이 드십시오. 그리고 평소 유산균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는 또한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이용하여 밀가루 속의 글루텐 성분을 분해하는 유산균을 연구•개발, 올 하반기에 발표할 예정이다. 글루텐은 우리 몸에 들어와 소화불량, 알레르기, 피부트러블, 변비, 대장암, 베체트병, 크론병 등 각종 장 질환을 만들어내는 불용성 단백질이다.
“중국이 세계에서 밀가루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입니다. 중국의 한 인민병원에서 임상실험과 공동사업을 요청해왔고 이제 곧 우리나라 기술로 연구•개발된 글루텐분해유산균을 중국에 보급할 예정입니다. 한국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이 중국에 수출되는 것입니다. 빵, 면, 만두, 국수, 라면, 과자시장 등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됩니다.”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는 축산, 양식, 원예, 과수, 새집증후군 등 모든 곳에 접목시킬 수 있다. 우리의 모든 의식주에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지는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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