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세계가 세상을 움직인다

“우리 가족은 복음을 위해 산다”

윤복근 | 광운대학교 경영대학원 바이오의료경영학과 책임지도교수

윤 교수는 아내를 통해 예수님을 영접했다.
“저는 무교였는데 예수 믿는 아내를 만나 결혼하면서 교회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풀러신학교를 졸업한 후 목사안수를 받고 현재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윤 교수는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는데 아이들이 어렸을 때 모두 미국 유학을 보냈다.
“로마서 16장에 보면 한 시대에 바울을 도왔던 사역자들의 이름이 열거됩니다. 그들은 모두 복음에 생을 건 사람들이었습니다. 제 바람은 두 아이를 글로벌한 인재로 키우되 삶의 이유가 전적으로 하나님께 있음을 알기 원했습니다. 그래서 더 큰 세상으로 보냈습니다.”

두 아이는 믿음 안에서 잘 성장했고, 아이들 스스로 ‘우리 가족은 복음 때문에 산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
윤 교수는 신앙이 깊어지면서 스스로 하나님을 위해 삶을 내던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배 참석도, 헌금도, 봉사도 최선을 다해 앞장서서 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강의하고 연구하는 등 시간이 모자람에도 불구하고 성경이 궁금해져 신학교 문을 두드릴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이 같은 복음에 대한 열심이 뜻밖의 어려움으로 찾아왔다.
“어느 날 믿음으로 복음을 위해 했다고 여긴 모든 것이 버거워졌습니다. 교회에서 내 뜻을 따라주는 사람만 좋고, 비교의식과 시기심이 발동하고, 하나님의 일에도 경쟁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분명 처음에는 믿음으로 하나님을 위하여 한 것인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위한 것으로, 기준이 강한 사람으로 변질되어버렸습니다.”
이러한 자아가 깨달아지고 확인되면서 ‘내가 정말 믿음으로 하나님을 위해서 살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드는데 그 당혹스러움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치고 좌절감을 맛보았다. 그때 아내의 조언은 큰 힘이 되었다.
“아내는 저를 객관적으로 보게 해줬습니다. 선천적으로 열심히 하려는 성격, 누구보다 더 잘해야 하고, 인정받으려는 저의 모습 등을요. 그리고 갈라디아서 2장 20절의 말씀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는 말씀을 상기시키며 기존에 했던 것을 반대로 해보라고 제안했습니다.”

홀로 기도원에 올라갔다. 한참을 조근 조근 하나님께 원망을 쏟아냈다. 그리고 깨달은 것은 하나님을 위해서 한 것인데 실제는 ‘전부 내가 한 것, 나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때부터는 회개의 시간이었다.
“나의 의, 나를 위한 모든 것이 죽고 하나님의 의가 살아나는 것이 최고의 은혜임을 깊이 깨닫고 묵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묵상이 깊어질수록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은혜를 주셔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 것이 십자가에 못 박혀야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후 두 아이에게 복음 때문에 세계 최고의 학교에 가고 성공하라는 말이 잘못됐음을 고백했다. 자신의 뜻대로 따라오라고 한 것이었음을 인정했을 때 아들은 아버지를 향해 말했다.
“이제 비로소 아빠로 보여요.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는데 우리에게도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있음을 인정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는 수시로 내 안에 나를 위해 만든 세계가 죽고 내가 없어져 내 기준이 사라져버릴 때 하나님께서 오셔서 일하실 수 있음을 강조한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힘을 빼고 기꺼이 낮아짐을 선택한 윤 교수에게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무궁무진한 미생물의 세계를 보여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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