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을 잃은 대신 영원한 생명을 얻었습니다

전기 사고, 삶과 죽음의 갈림길

석창우 화백과 아내 곽혜숙 씨. 사고 후 35년 동안 아내는 늘 곁에서 석 화백을 보살피며 손이 되어주었다.

석창우 화백은 1955년 경북 상주에서 2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0세 때 온 가족이 서울로 올라왔고 그는 공고와 공전을 거쳐 명지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전기기사로 일을 시작했다. 1984년 어느 가을날, 전기 안전 점검 중 2만2900볼트의 전기에 감전됐다. 전원 차단장치의 고장으로 인한 사고였다. 그는 죽지 않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팔로 들어온 전기가 온몸을 통과해 발로 빠져나간 것이다. 그의 나이 만 29세. 둘째 아이가 태어난 지 불과 한 달 반 되었을 때였다.

그는 열흘 동안 의식을 잃은 채로 사경을 헤매다 깨어났다.
“눈을 떠보니 양 팔과 발가락 두 개가 없더라고요. 양쪽 팔이 모두 까맣게 탔다고 들었어요. 그 때의 절망감은 말로 형언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내는 담담했어요. 죽지 않고 살아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면서요.”
그는 사고 당시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머리도 다쳐 인공뼈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는 등 열두 차례에 걸쳐 전신에 수술을 받았다. 1년 6개월 동안의 입원 기간 동안 재활에 매진했다. 그러나 그는 걷는 것 말고 아무것도 혼자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밥도 혼자 먹을 수 없고, 세수도 혼자 할 수 없고 옷도 입을 수 없었다. 재활의 시간은 현실을 직시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의 고난은 유익이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그는 잃어버린 신앙을 다시 찾게 됐다. 그는 고등학교 때 미션 스쿨을 다니면서 예수님을 믿게 됐다. 교회 주보에 도장을 받아 학교에 제출하면 성경점수를 잘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하면서 하나님을 완전히 잊고 살았다.
“병실에 있을 때 순복음교회에 다니는 어느 집사님이 매주 와서 기도를 해 주셨어요. 그런데 그분이 기도를 해주면 통증이 사라졌어요. 처음에는 자꾸 와서 예수 믿으라고 기도해 주는 것이 귀찮았는데 나중에는 그 집사님이 와서 기도해 주는 시간만 기다리게 됐어요. 그때 그 집사님과 어머니를 비롯한 여러분들의 기도로 다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고통의 시간에 예수님만이 나의 구세주임을 고백하게 되었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어려운 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두 팔이 없는 남편에게서 떠나지 않고 곁을 지켜준 아내의 헌신적인 보살핌 덕분에 살 소망을 갖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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