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과 ‘격리’의 시간
서로를 격려하며 주님과 더 가까이
갑작스러운 이런 상황을 보며 “주의 날이 도둑 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물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벧후 3:10), “외식하는 자여 너희가 천지의 기상은 분간할 줄 알면서 어찌 이 시대는 분간하지 못하느냐”(눅 12:56)는 말씀이 떠올랐고 마지막 시대가 도래함을 느껴 엎드려 회개하며 기도할 때임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6월 7일 주일예배를 잘 마치고 6월 8일 월요일 오후에 교회로부터 주일예배에 참석한 전 교인은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받으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장로님 한 분이 사무실로 찾아온 손님과 점심을 같이 했는데 그분이 확진자였고 장로님이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으로 나와서 주일예배에 참석한 모든 교인은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저는 6월 9일 보건소로부터 ‘음성’ 판정이 나왔다는 전화를 받았고 2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성도들 가운데는 7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이런 상황을 보며 “주의 날이 도둑 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물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벧후 3:10), “외식하는 자여 너희가 천지의 기상은 분간할 줄 알면서 어찌 이 시대는 분간하지 못하느냐”(눅 12:56)는 말씀이 떠올랐고 마지막 시대가 도래함을 느껴 엎드려 회개하며 기도할 때임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더 깊은 기도와 나눔의 시간을 지나
저는 공직에서 정년퇴직을 한 사람으로서 직장 출근으로 인한 걱정은 없었으나 대다수의 교인들이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으므로 격리는 이 분들의 삶을 멈추게 하였습니다. 어려움을 겪는 성도들이 여럿 생겼습니다. 놀라운 것은 예기치 못한 격리 사태에도 우리는 더 가까워졌고 몰랐던 교인들도 알게 되면서 서로가 격려하며 기도로 마음을 합하여 나갔다는 것입니다.
격리자들이 함께 모여 있는 단톡방은 장례식장 같은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성도 한 분이 여덟 분의 증상을 매일 올려주셨고 성도들은 격려하면서 간절히 기도해 주었습니다. 설교는 담임목사님이 실시간으로 올리는 것을 들었는데 그 과정에서도 많은 은혜가 있었습니다.
격리 기간이 끝날 무렵 확진자(병원 입원자)와 자가 격리자 중 직장으로부터 해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왔습니다. 한 분은 연세가 좀 많으신데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셨고, 입원한 청년 자매님도 해고를 당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원망하지 않고 감사로 이겨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런 모습이 우리 모두에게 은혜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자가 격리 동안 평소처럼 새벽 4시 25분에 일어나서 5~10분간 반신욕으로 정신을 가다듬고 따끈한 ‘겨우살이 허브 꿀차’를 준비하고, 큐티 말씀 전에 묵상하는 ‘믿음의 고백’(월, 목)과 ‘매일 고백 기도’(화, 금),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고백기도문(수, 토)을 미리 펴 놓고, 요일별로 아침 큐티 말씀과 성경구절을 펴 놓으며 하루 시작을 준비하였습니다.
5시 정각에는 그룹 채팅을 통해 서로 인사 나누고 묵상기도문을 돌아가며 낭독하고 큐티 말씀을 읽습니다. 이어서 1년 성경읽기와 기도를 하면 6시 30분경이 됩니다. 그때 남편을 위해 아침 식사를 준비합니다. 그 후 오전 시간에 성경공부를 했고 오후에는 홍보나 원로목사님께서 보이스톡으로 전화를 하셔서 마가복음 장별로 설명해주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원래 저녁식사 후에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작은 숲속 길을 호젓하게 걷다가 바닷가까지 갔다 오는 것이 저의 즐거움이었는데 격리로 인해 할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그 대신 그 멈춤의 시간에 교회 단톡방에서 확진자들의 상황을 보며 날마다 병원에 입원하신 여덟 명의 확진자 한 분 한 분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기도 내용을 단톡방에 올리면 성도님들이 화답하면서 같이 기도를 해주었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릅니다.
6월 29일과 30일에 확진자였던 4명(50%)이 퇴원하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이번 주 내로 병원에 남은 네 분들도 모두 퇴원하게 하실 것을 믿습니다. 무엇보다도 더 이상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퇴원자들이 더 이상 자가 격리를 하지 않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홀로 영광 받아 주옵소서! 주님, 감사합니다. 아멘.†
정미자 권사(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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