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대부분은 새신자를 위한 부서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잃어버린 영혼, 방황하는 영혼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거나 전무한 실정이다. 한국교회가 위기라고 이야기하지만,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진정으로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려는 제자도의 정신을 회복한다면 한국교회는 희망이 있다.


태풍으로 인해 잔잔한 바다의 물결이 큰 파도를 일으키는 것처럼 지금 한국교회의 모습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이다. 무엇이 진리이고 비진리인지 영적 분별력이 필요한 시대이다. 언제부터인가 한국 교계에서는 ‘가나안 교인’라는 용어까지 등장하고, 이들의 숫자는 정확히 추산할 수 없지만, 어떤 사람은 약 100만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약 300만 명을 넘는다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숫자가 점점 더 늘어 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들이 교회 공동체를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나안 교인들의 교회 공동체 이탈 현상 가속화 속에서 가나안 교인이었다가 다시 교회 공동체로 돌아온 개인의 간증과 회복 사례를 소개하고, 그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에 대해 지금까지 사역 현장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나누고자 한다. 지금까지 만났던 가나안 교인들은 다양한 이유로 교회를 떠난 사람들이었다.

교회를 떠난 이유
그 중에 가장 많은 이유는 교회 담임 목사의 부정 부패와 관련된 원인이 많았다. 담임 목사의 헌금 유용과 헌금 강요 등의 물질적인 문제는 교회 공동체를 떠나게 하는 결정적 원인이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같은 목회자로서 정말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이 아팠다. 동시에 그에 대한 책임감도 들었다. 교회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심지어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향해 목사의 권위를 내세워 치리하고 교회에서 내쫓는 경우까지 일어나는 것을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회복시키는 사역의 필요성이 시급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평소 친분이 있던 부부 내외가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교회를 가본 지가 1년이 넘었고, 예배에 대한 갈급함도 사라져 버린 상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장기간 영적인 방황을 하고 있는 상태라 그냥 내버려 두면 다시 신앙생활 하기가 어렵다고 생각되었다. 그 부부 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우리 집에서 같이 예배를 드리면 예배를 드릴 수 있는지를 물었다. 기존 교회는 싫어도 우리 집이라면 같이 예배드릴 수 있다면서 매 주일마다 집으로 찾아오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 신혼부부의 요청에 의해 가나안 교인 사역을 우리 가정에서 시작 하게 되었다. 가나안 교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들의 목소리를 진심으로 귀담아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들은 자신들이 교회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면, 그것에 대해 믿음이 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교 회의 교권주의가 그들을 더 힘들게 한다고 말한다.

사실 우리 부부도 일반 성도시절에 20년 이상 섬기던 교회를 떠나 1년여의 기간 동안 이 교회 저 교회를 찾아다니며 ‘교회 쇼핑’ 생활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어쩌면 그 기간이 하나님께서 이때를 위해 사용하시고자 준비시키신 기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교회를 떠나 영적으로 방황하는 성도들을 접하게 되면, 한편으로는 ‘얼마나 마음이 힘들까?’라는 생각을 하며 애착을 갖게 된다. 다른 한 편으로, 왜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신앙 공동체인 교회가 성도를 사랑 하지 못하고, 오히려 아픔과 상처를 주는 것일까? 또한, 그들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를 진지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신앙적 고민과 함께 교회의 본질을 생각하면서 가나안 교인 부부와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 깨닫게 된 것은 교회 공동체가 예배가 단절된 사람들을 향한 관심과 배려를 통한 그들의 목소리에 대한 ‘공감 부족’임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그들에게 소외감을 가져다주고, 결국에는 소통의 부재, 관계의 단절로 이어져 결국 교회를 안 나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찾아가는 예배
가정 공동체의 경우 아이들이 가출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부모와 자식 간의 신뢰관계가 깨지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가나안 교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교회 안에서 목회자와의 관계, 성도들과의 관계가 깨졌기 때문에 더 이상 공동체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되어 교회를 나오게 된다. 그러므로 지금 가나안 교인들과 ‘신뢰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또한 중요하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교인수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양적 성장 위주의 전략을 펼쳐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교인수가 어느 정도 증가하게 되면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가지고 교인을 관리하는 효율성을 강조하게 되어 잃어버린 영혼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교인수를 배가 시킬 수 있을까를 목표로 삼게 된 것이다. 가나안 교인을 교회의 문제아로 취급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고, 그들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집단이기주의 희생양으로 몰아가는 태도는 지양되어야 한다.

내가 섬기는 하늘역 교회는 이런 비전을 갖고 올바른 교회론과 신앙을 추구 하고 있다. 가나안 교인들의 아픈 상처를 싸매어 주고, 복음으로 회복시켜 다시금 교회 공동체로 돌아와 예배를 회복케 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예배에 참석하지 못한 가정으로 직접 ‘찾아가는 예배’를 드린다. 우리 하늘역 교회 는 3개월에 한 번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가나안 교인을 위해 찾아가는 예배를 드리고 있다. 그들이 신앙 공동체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말씀으로 권면하고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격려하여 다시금 예배를 회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금 그 가나안 교인들은 거주지 인근의 한 교회를 정하여 매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다. 신앙은 믿음 안에서 올바른 교제가 필요하다. 찾아가는 예배는 교회에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예배를 통해 신앙의 단절을 예방하자는 취지이다. 이를 통해 예배의 회복을 통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귀담아 들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그들의 이야기를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며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하는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 그러므로 인내가 필요하다. 어떤 날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새벽 3시를 넘긴 적도 있다. 그만큼 많은 에너지와 기도가 필요한 사역이다.

지금의 하늘역 교회는 공간상의 제약 관계로 가정 교회에서 상가를 얻어 카페 교회로 새롭게 전환했다. 이곳을 얻게 된 것도 가나안 성도들이 낸 헌금으로 대부분 충당을 했다. 그 가나안 교인들이 우리 교회에 십일조 헌금을 보내오고 있다. 단 한 번도 물질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데, 주님께서는 이 사역의 필요성을 우리에게 심어 주고자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한국교회가 진정으로 교회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가나안 교인이 양산되고 있는 이 시대에 잃어버린 자를 ‘찾아가는 예배’는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결국 공동체는 개개인이 모여 이룬 것으로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는 한 개인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교회 공동체도 마찬가지이다.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다면, 그들을 외면하지 않고 ‘계륵’같은 존재로 여기지 않는다면, 다시금 가나안 교인이 교회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하나님 나라를 꿈 꾸며 달려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의 대부분은 새신자를 위한 부서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잃어버린 영혼, 방황하는 영혼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거나 전무한 실정이다. 한국교회가 위기라고 이야기하지만,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진정으로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려는 제자도의 정신을 회복한다면 한국교회는 희망이 있다. 차별과 냉대와 외면의 담장을 허물고, 잃어버린 자를 찾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 하나님은 살아계시기에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는 하나님이 주인 되심을 인정하고 나아간다면 다시 이 땅에 회복의 문은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