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의 고통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엄마

사방에서 중보기도 이어져… 아빠도 주님 영접

지난 3월 말 엄마(김경애 권사·사진 왼쪽)에게 응급 상황이 일어났다. 코로나가 급증했던 시기라 대기표를 받고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서 2시간을 기다린 뒤에야 진료를 받을 수 있었던 엄마는 검사를 통해 치사율이 50%인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HLH)이라는 희귀질환이 의심됐다. 다음날 일반 병동으로 이동한 엄마는 원인이 암 때문인지 혹은 감염인지, 자가면역질환인지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PET-CT·X레이·척수 검사 등을 받았다.

엄마는 발열을 비롯해 림프절 비대가 나타났고 백혈구 수치가 낮아졌다. 다행히 골수검사에서 이상이 없어 혈액 암 가능성은 멀어졌다. 림프절 조직검사에서도 큰 이상이 없어 감염에 따른 발병에 무게를 두었지만 이마저도 자세한 원인을 알 길이 없었다.

그 사이 고난주간이 시작되면서 엄마의 몸 상태가 나빠져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섬망 증세를 보이셨고 폐에 물도 찼다. 숨이 가빠지면서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인공호흡기를 달았는데 의사 말로는 한 차례 심정지가 왔다고 했다. 의사는 또 다시 심정지가 올 땐 사망할 확률이 높다며 가족들을 불러 임종 면회를 하게 했다.

교회에서는 금요성령대망회 중보기도 시간에 엄마를 위한 성도들의 기도가 계속됐다. 내가 봉사하는 예루살렘찬양대에서도, 선교사님이 이끄시는 중보기도 모임에서도, 외할머니가 다니시는 대전 교회 성도들도, 심지어 사연을 보낸 극동방송에서도 청취자들이 엄마를 위해 기도했다. 마포2대교구에서도 이재하 목사님을 비롯한 모든 성도들이 모일 때마다 기도했고 엄마를 아시는 목회자님들이 쉬지 않고 중보기도 했다. 특히 엄마와 친분이 있는 교구 권사님 서너 분은 엄마가 입원해 있던 병원 건물을 마치 여리고성 돌 듯 걸으며 늦은 밤까지 기도해주셨다.

그 때를 전혀 기억 못하는 엄마는 중환자실에서 꾼 꿈만은 기억하셨는데 기차가 앞에 빨간 리본을 달고 질주하면서 ‘김경애가 죽었다’고 말하며 기뻐해 무서웠다고 한다. 그런데 외할머니가 꿈에 나타나시더니 그 리본을 떼 내어 가슴에 품고 기도를 하셨다고 했다. 그 후 엄마는 상태가 차츰 좋아지기 시작했다. 의사는 중환자실에서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HLH) 상태가 좋아진 환자는 엄마가 처음이라고 했다. 기적이었다. 부활절 이후 엄마는 의식이 돌아왔고 인공호흡기를 뗄 정도로 호전돼 일반 병동으로 옮기셨다. 그리고 커져있던 비장 조직을 검사하기로 했다가 중환자실 입원으로 미뤄졌던 비장 절제 수술이 5월 17일 진행된 후 엄마의 염증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할렐루야!

69일간 병상에 누워계시며 생사의 고비를 이겨내신 엄마는 6월 2일 건강한 얼굴로 퇴원하셨다. 돌아보면 입원부터 병간호, 치료까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 더욱 감사한 일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아빠가 주님을 영접하는 구원의 은혜가 임했다는 사실이다. 절박했던 순간 절대긍정의 믿음으로 기도하게 하시고 “야훼께서 이르시되 내가 친히 가리라 내가 너를 쉬게 하리라”는 출애굽기 33장 14절 말씀으로 위로해주신 하나님, 그리고 모든 중보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정리=오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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