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터널 지나며 더욱 견고해진 신앙

2019년 12월 16일 아침, 회사에 있는 나에게 아들은 “아빠가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 있다”고 연락했다. 놀라 급히 병원으로 갔는데 침대에 누워 있는 남편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사고 경위를 알아보니 당뇨 합병증으로 저혈당 증세를 보인 남편이 집 앞 횡단보도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뒤 남편 위로 승용차가 지나갔다. 남편은 옷이 차에 걸려 5m 가량 끌려갔다. 그 사고로 남편은 갈비뼈 8개가 부러졌고, 어깨뼈와 허리도 심하게 다쳤다.

의사는 부러진 갈비뼈가 폐를 찔러 고인 피를 뽑는데 애를 먹었지만 다행히 다른 장기는 손상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뼈가 부서진 상황이라 환자의 고통이 클 거라면서 약을 계속 투입해 남편을 재웠다.

남편이 병원에 있는 그 주 금요성령대망회에서는 남편을 위한 성도들의 중보기도가 대성전을 가득 메웠다. 교구에서도 교구장님과 성도들이 지속적으로 기도하며 남편이 깨어나길 간구했다. 남편은 보름동안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일반병실로 이동했다. 교회 성도들의 중보기도는 계속 이어졌다. 한 달 동안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남편은 계속적인 치료가 필요해 2020년 1월 요양병원으로 옮겼는데 코로나19가 터졌다. 요양병원에서는 환자들의 건강을 위해 면회가 허용되지 않아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겨야만 했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우리 가정을 위한 성도들의 기도는 더욱 간절해졌다.

6개월 동안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남편은 하나님의 은혜로 안전하게 모든 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 남편과 나는 영상을 통해 주일예배를 드렸다. 그러는 동안 남편의 믿음은 조금씩 자라났다. 전에는 교회 뜰만 밟는 신앙인이었다면 이제는 영상 설교를 찾아듣는 신앙으로 성장했다. 나 역시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를 깊이 깨달으며 감사가 넘쳐났다.

사실 30년 가까운 신앙생활을 했지만 하나님을 깊이 있게 만난 건 4~5년 전이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나 가슴으로 말씀을 느끼지 못했던 나는 지인을 통해 하나님의 깊은 사랑과 위로를 체험했다. 남편의 사고로 내가 힘들어할 때도 큰 위로가 된 건 성도간의 교제였다.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한 후 2019년 성경 4독, 지난해도 4독하면서 더욱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 애를 썼다. 집에서 성경을 계속 읽는 내 모습을 본 남편은 “한 번 봤으면 됐지 왜 자꾸 성경을 반복해서 읽느냐”고 물었다. 나는 “읽을 때마다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가 달라요. 당신도 읽어봐요. 숨겨진 하나님의 은혜를 찾게 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만난 후 나는 잠언 16장 9절 말씀을 좌우명으로 삼았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야훼시니라.”

새해 나는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기억하고 날마다 주와 동행할 것이다. 또한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행함 있는 믿음의 실천자가 되길 소원한다.

정리=오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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