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삶은 아름답습니다”

“하나님도 아프신지 몰랐어요”

이영휘 원장과 배우 김혜자 씨. 김혜자 씨는 TV에서 이 원장의 간증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직접 한복을 부탁했고 올해 백상예술대상에 이영휘 원장이 디자인한 한복을 입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몇 해 전 여름, 안타까운 비보가 이 원장 부부에게 전해졌다. 필리핀에서 코피노 아이들을 돌보며 지원하는 일을 하던 아들이 사고로 먼저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이었다. 이 사고 앞에서 그렇게 인내심이 강한 그녀도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제가 하나님께 물었어요. ‘하나님, 저한테 왜 이러시나요? 대체 저에게 원하시는 게 뭐예요?’라고 따지듯이 물었어요. 남편 앞에서는 먼저 간 아들, 천국가서 보면 된다며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하나님께 너무 아프다며 울부짖었어요. 그렇게 울부짖는 기도 속에서 하나님께서 제게 말씀하셨어요. ‘너도 아프니? 나도 아팠어. 나도 내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을 때 아팠다.’ 그 말씀이 너무 충격이었어요. ‘하나님도 아프셨다고요? 하나님은 신이시라 아픈지 몰랐어요. 하나님은 신이신데 아프신가요?’라고 물었어요. ‘그래, 나도 많이 아팠다. 내가 네 아픔을 안다’고 하셨어요. ‘하나님도 아프셨군요’라고 말할 때 마리아가 보였어요.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렸을 때 그 밑에서 마리아가 우는 모습이었어요. ‘아,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도 아팠구나.’ 하나님께 물었어요. ‘하나님, 이제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원하시는 게 무엇인가요?’ 묻자 ‘너와 같이 아픔을 당한 자들에게 가라. 자식을 잃은 부모, 남편을 잃은 아내에게 가서 그들을 위로하라’고 말씀하셨어요. ‘네가 아팠기 때문에 너의 말은 위로가 된다. 네가 가거라’라고 하셨어요.”

아들의 사고 이후 이영휘 원장은 하나님이 만나라고 하신 사람들을 찾아가 위로를 전하고 있다.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해 간증을 나눈 후에는 전국에서 그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남편을 잃은 사람, 자녀를 잃고 실의에 빠진 사람들이 연락해왔고 이 원장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듣고 죽겠다는 사람을 설득하고 지방까지 내려가 만나서 결국 살린 일도 있었다.
“필리핀에 살고 있던 필리핀인 며느리와 손자 2명을 데려와서 기르고 있어요. 손주들이 제 아빠를 쏙 빼닮았어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아들 생각이 많이 나지요. 참으로 선물같은 아이들이에요. 이 아이들을 잘 양육하는 게 기도제목이지요. 우리 며느리도 얼마나 착한지 몰라요. 저랑 평생 같이 살겠다고 해요. 그걸 보고 남편이 마치 룻과 나오미 같다고 하네요.”

이영휘 원장은 한복을 처음 만들 때부터 하고 싶은 패션쇼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의 생애를 한복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탄생부터 부활 승천까지의 이야기를 옷으로 만들어 복음을 전하는 것을 기도해오고 있다.
“머릿속으로 구상은 다 돼 있는데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고 있어요. 잘 준비해야지요. 한 번은 신학을 할지 몽골에서 피자장사를 할지 고민하던 분의 기도응답을 제가 대신 받아서 그분을 신학교에 보냈어요. 지금 얼마나 목회를 잘 하고 계신지 몰라요. 제 기도제목 중 하나는 신실한 하나님의 종들을 후원하여 배출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 시대에 잠자는 영혼들을 주께로 돌이키고 복음을 전하는 신실한 일꾼들을 세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딸이 전통복식과를 전공했어요. 저를 뒤이어 4대째 가업을 잘 이어받을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숱한 고난의 시간을 통과하며 정금 같이 단련된 이영휘 원장은 “고난은 받아들이기에 달렸다”고 말한다.
“고난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렸어요. 고난은 내가 잘 견뎌내면 유익이 되고 고난을 힘들게 받아들이면 고통이 돼요. 고난을 통해서 주님을 만나고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되면 그것이 바로 유익이 되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삶은 아름답습니다.”†

<글=김선홍 기자, 사진=스튜디오탁스 탁영한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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