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목회 실버사역이 좌우한다
미래 목회 실버사역이 좌우한다
고령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2021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54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7%를 차지했다. 고령인구 비중은 계속 증가해 2025년엔 전체 인구의 20%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인구의 14% 이상이 고령자인 ‘고령사회’에 진입한 지 7년 만에 다시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이다.
현재 세계 최장수 국가인 일본의 고령화 증가율(연간)이 2.2%인데 반해 한국이 일본의 두 배인 4.4%일 정도로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통계청은 2060년에는 고령인구가 44%1)까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그림1), 40년 뒤엔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노인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교회의 고령화는 더 심각하다. 작년 말 기준 우리 국민의 60세 이상 비율이 29%인데 반해, 개신교인 비율은 33%로 4% 높다. 2) 그만큼 일반국민 대비 개신교인의 고령화가 더 진행됐다는 뜻이다. 예장통합교단 2019년 교세통계자료의 세례교인 통계와 일반국민 연령을 비교해 보면, 특이한 점이 하나 발견되는데, 일반국민은 70대 이상(12%)보다 60대(14%) 비율이 높은데 교회는 오히려 70대 이상 비율이 더 높다(60대 16%, 70대 이상 18%). 교회에는 등록해 놓고 출석하지 않는 젊은 교인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례교인 가운데 고령자 비율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고령화 현상은 국가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하지만 노인 개인도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자녀의 독립, 이혼, 사별 등으로 1인 가구, 즉 독거노인도 크게 늘어났다. 2021년에 전체 고령자 가구 중 34%가 1인 고령자 가구인데 2047년에는 37%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 또한 지난 10년간 전체 이혼 건수가 9% 감소한데 반해, 65세 이상 인구의 이혼 증가율이 무려 3배나 증가해 심각한 상황이다. 4)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문화에 익숙한 노인 세대 부부가 그동안의 갈등이 외부로 폭발하면서 이른바 황혼 이혼을 하는 것이다.
노인 빈곤도 큰 문제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젊어서는 가족 생계, 자녀 교육 때문에 노후 준비가 별로 되어 있지 않아서 은퇴 후에는 사회적 계층이 급전직하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43%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5)
우리나라는 OECD에서 저복지국가에 속한다. 국가적인 복지 지원이 충분하지 않아 노인 고용률은 34%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노인이 취업하는 자리는 저임금 비정규직이 대부분으로써 노인들은 그날그날 살아가기 위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가난에 시달리는 노인이 늘어나면서 노인 절도 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 보면 자연스러운 귀결일 수 있다. 이런 사회적 환경으로 노인 자살률도 높아져 가는데,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을 보면, 전체 인구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27명인데 반해 노인은 무려 47명으로 노인 자살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그림2).
노인들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사회에는 믿고 존경할만한 ‘어른’이 별로 없는 것 같다”라는 질문에 성인 인구의 절반이나 되는 51%가 동의하고 있다. 6) 노인이 홀대받는 사회에서 노인은 외로울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서 우리 국민의 사회적 관계망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사회적 고립도’를 발표하고 있다. ‘집안일을 부탁하거나 이야기 상대가 필요한 경우’ 둘 중 하나라도 도움을 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로 측정하는데, 2021년 기준 34%로 국민 3명 중 1명이 사회적 고립 상태에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이를 연령별로 보면, 60대 고령층의 경우 42%까지 치솟는다(그림3). 그만큼 노인들의 고립도가 심각한 상태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다양한 취약계층의 문제를 안고 있는데, 그 가운데 노인 문제는 사회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가장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문제이다. 코로나19 이후 급속한 디지털 전환 시기에 노인들은 디지털 소외계층으로 고립되어 있는 것이다.
노인 문제는 교회 밖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주일학교가 매우 어려워지면서 청소년/청년들의 교회 이탈 등 미래 세대에 대한 교회의 관심도가 증가하는 이면에는 실제로 교회의 주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노인 사역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교회 목회에서 노인 목회가 중심 사역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맞이할지 모르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가 노인의 인지적 행동적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다음 세대 교육을 위해서 청소년 심리 특성을 이해해야 하는 것처럼, 은퇴 후에 급격한 변화를 겪는 노인 세대를 이해하는 것이 노인 목회의 출발점이다. 노인을 위한 상담 사역, 독거노인에 대한 돌봄 사역, 빈곤 노인들에 대한 구제 사역, 노인들의 활기찬 생활을 위한 문화 및 놀이 사역 등등은 교회학교처럼 교회에 필수적인 사역이 될 것이다.
노년층은 활동적이고 건강한 노년 생활을 보내고 싶으나 교회는 여전히 이들을 일방적인 복지적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특히 교회 은퇴자들은 아직 교회를 섬길 수 있는 체력, 지성, 영성이 있으나 교회에서는 은퇴자라는 이유로 열외자로 분류되고 있어서 소외감과 박탈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 이제 교회는 노인 목회를 신 노년층의 상황과 욕구에 맞추어 새로운 관점에서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은퇴 이후에도 교회에서 적극적으로 노인들이 사역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고령화시대에 대응하는 한국교회 숙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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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근 (대표)
(주)지앤컴리서치,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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