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인, AI설교 반대 65% 찬성 20%

개신교인, AI설교 반대 65% 찬성 20%

신앙계

지난 2016년, 우리나라 바둑 기사 이세돌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의 세계적인 바둑 대국은 우리로 하여금 생소했던 AI(Artificial Intelligence), 즉 인공지능 기술의 경이로움을 알게 하였다.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인간 사이의 거리는 멀어지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와 기술은 점점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 2년간 우리 사회의 변화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X)이라 할 수 있다. DX는 정부, 기업 등 우리 사회 전 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비즈니스의 대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DX시대, 즉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해 나가겠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20년에 발표한 ‘2020년 미래 일자리 보고서’(The Future of jobs Report 2020)에 따르면, 인간이 하는 일에 대해 기계 대체가 늘어나면서 인간 비율이 계속 줄어들어, 2025년에는 전 세계 기준 ‘인간’과 ‘기계’가 일하는 비율이 거의 같아질 것으로 내다보았다(그림1). 상당수의 인간의 일 자리가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또 2025년까지 미래 일자리는 ‘인간’과 ‘기계’ 간의 일자리 교체로 인해 8,500만 개 일자리가 줄어들겠지만, 둘 사이의 전환 과정에서 새롭게 생겨날 일자리는 9,700만 개로 사라질 일자리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는 ‘데이터 분석가/과학자’, ‘AI 및 머신 러닝 전문가’, ‘빅데이터 전문가’, ‘디지털 마케팅/전략 전문가’ 등 주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일자리이고, 사라질 일자리로는 ‘데이터 입력원’, ‘비서’, ‘회계 업무자’, ‘감사’, ‘공장 노동자’ 등으로 예측했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럼, 이러한 AI 기술개발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나라 국민의 AI,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인식(한국리서치, 2021.03)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국민(85%)이 AI 기술개발이 ‘내 삶과 우리 사회에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2, p60). 이러한 인식은 세계인의 인식과 궤를 같이 하는데, 미국의 퓨리서치사가 코로나19 발생 전후 시점에서 세계 주요 20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는데, AI 기술개발에 대해 세계인의 53%가 ‘사회에 긍정적이다’라고 응답해 사회에 부정적이라는 응답 33%보다 20%가 높았다. 한국은 긍정인식이 69%로 ‘싱가폴’(72%) 다음으로 20개국 중 두 번째로 높은 인식을 보여줘 4차 산업혁명 발전에 대해 상대적으로 수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전문가들이 AI의 등장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은 AI 기술발전이 생활의 편리성과 보다 높은 삶의 질을 가져온다는 이유(65%)로 받아들이는데 주저함이 없는 것 같다.

이번에는 이러한 AI 등 과학기술 발전이 종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자. 우리 국민은 ‘과학발전이 종교를 위협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 ‘동의한다’ 21%, ‘동의하지 않는다’ 53%로 과학발전이 종교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높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게 있다.

만약 전 세계의 설교를 다 한 곳에 모아 빅 데이터화 하고, 성경을 모두 습득한 AI가 어딘가 존재하고 그 AI가 딥러닝(Deep Learning)을 반복하며 기독교적 이슈를 분석해 매주 적절한 본문을 선정하고, 전 세계 유명한 설교가 또는 강연가의 스피치를 습득한 후, 최적의 보이스로 인터넷 공간에서 설교를 한다면? 또 유명한 성악가의 목소리를 배운 AI가 인간의 귀에 가장 아름답게 들릴 화음을 찾아내 매 주일 찬양대에서 찬양을 한다면?

현재의 개신교인들은 AI가 아무리 좋은 설교를 하더라도 반대하고 있다(그림 3, 예장합동, 일반국민 1,000명). 주요 종교인 중에서는 개신교인의 반대비율이 가장 높다. 어느 신학자의 말처럼 ‘인공지능 로봇의 설교는 하나님과 인간의 인격적인 교류를 통한 존재적 만남의 성격을 가지지 못하는 내장된 정보의 유출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뒷받침해주는 데이터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예배에 활용할 필요성에 대해 개신교인의 71%, 목회자의 83%가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특히 목회자들의 대부분이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교인들의 61%는 ‘교회가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을 잘 못하고 있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그림4, 62p). 이는 목회자들이 활용 필요성에
대해 인식만 할 뿐 아직까지 실천적인 측면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다음 년도를 예측하는 트렌드 책들이 선을 보이는데, 작년 말에도 올해를 예측하는 전망서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메타버스(Metaverse)’이다. 2020년 출발기를 거치면서 올해 2022년부터 세계적으로 퍼져 본격화한다는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영국의 PWC는 전 세계 메타
버스 시장이 2019년 50조 원에서 2020년 1740조 원으로 불과 10년 만에 무려 35배 성장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국내기업 네이버가 만든 메타버스 ‘제페토’가 출시 2년 만에 글로벌 가입자 2억 명을 넘어섰다. 이 정도면 세계적인 대세 트렌드이다. 낯설고 멀게만 느껴졌던 메타버스가 어느새 실제 일상생활 곁으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작년 9월에 스마트학생복에서 10대 청소년(710명)을 대상으로 메타버스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81%가 메타버스를 인지하고 있었고, 무려 68%가 메타버스를 사용한 적 있거나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은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고(48%),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23%)는 점을 메타버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 있었다. 지난해 개최된 국민일보의 ‘국민미션포럼 2021’에서는 메타버스가 다음세대 사역에 주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교회가 시대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가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문제가 아닌 한국교회의 사활의 문제이다. 과학과 종교는 같은 세상을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안경의 두 렌즈와 같다. 교회의 기능은 복음을 유통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유통방법을 필연적으로 변화시킨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한편으로 급변하는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 즉 복음의 본질을 붙들면서 모두가 흔들리는 이 때에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2022년 한국교회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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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근 (대표)

(주)지앤컴리서치,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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