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를 괴롭히는 젊은이의 병 우울증
20대를 괴롭히는 젊은이의 병 우울증
현대인은 수많은 스트레스 환경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학생은 공부 압박으로, 직장인은 업무 스트레스로, 주부는 가정경제 문제와 자녀 문제 등으로 스트레스 가운데 살고 있다.
우리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는 스트레스를 보면 상당 부분이 물질적으로 더 갖고자 하는 욕심, 타인과 경쟁에서 생존하는 것과 연결된다. 우리 사회는 물질적 성취가 성공의 기준이 되는 성공 지상주의를 강요하는 사회이다.
성공 지상주의 사회에서는 성공하는 자나 실패하는 자 모두 심한 정신적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성공 지상주의 사회에서 우울증상 등 정신질환이 증가하는 것은 필연적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우울증, 조울증으로 대표되는 기분장애** 질환으로 병원에 내원한 환자는 2019년 대비 5.6% 증가한 101만 7천 명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백만 명을 넘어섰다(그림1).
이는 2016년(77만 8천 명)보다 31% 증가한 수치로 5년 새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그만큼 여성이 남성보다 정신질환에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 이렇게 정신질환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뭘까? 조사결과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문제의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한국리서치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정신적 고통/질병의 원인을 질문했는데, ‘경제적 문제’가 34%로 압도적 1위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신체적 문제’ 17%, ‘직장/사업문제(경제적 문제 제외)’ 13%, ‘가족/친척 문제’ 12% 등의 순이었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기분장애가 20대에서 가장 많이 발현된다는 것이다(기분장애 환자의 연령별 구성비를 살펴보면, 20대가 17%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음). 학교를 졸업하고도 직장을 제대로 잡을 수 없고, 직장을 잡는다 해도 직업 안정성이 낮고 소득도 낮은 비정규직이나 알바 같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20대로 하여금 우울증세를 겪게 하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기분장애 환자 중 20대가 전 연령대 중에서 압도적으로 증가율이 높았는데(그림2), 그만큼 코로나19가 20대 연령층에게 큰 스트레스를 가져다준 것을 알 수 있다.
20대를 둘러싼 상황이 현재도 어렵지만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그림3). 취직 전망도 불투명하고 돈을 모아서 가정을 꾸리는 것도 엄두가 안 나고, 더욱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앞에서 돈을 착실하게 모아도 내 집을 가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20대는 절망하고 있다. 20대가 갖는 미래의 불안은 단순히 가보지 않은 앞길에 대한 불안이 아니라 현재의 사회 경제적 조건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도 않고 또 사회가 그럴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한 이유 있는 불안이다. 그래서 그 불안은 더 절박한 불안이며, 정신건강을 해칠 정도로 심각한 절망이다.
이러한 절망감은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게 되는데, 올해 3월에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최근 2주간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거나 자해를 하려고 생각했다’는 20대 청년이 무려 23%나 되었다(62p, 그림4). 현재의 어려움으로 인해 자살을 생각한 20대 청년이 4명 중 1명 가까이 된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인 결과이다.
20대의 정신건강 위기는 사회경제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면, 그 위기는 단순한 위로로써는 해소될 수 없는 위기이다. “희망을 가져!”, “미래는 너의 것이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하는 거야!”와 같은 위로와 격려가 사회경제적 절망에서 비롯된 정신건강문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20대의 정신건강 위기 앞에서 먼저, 현재 우리 사회 됨됨이에 책임이 있는 기성세대가 자기반성으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기성세대는 자기 앞가림에 급급했고 사회의 공동체성 구현에 대해서 외면했다. 그러한 책임의식을 먼저 느끼고 20대 청년들을 위한 사회 경제적 조건을 개선시켜 나가야 20대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고, 그래야 20대의 정신건강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청년들에게 위로는 위로대로 해야 하지만 기성세대가 자기 욕심, 탐욕에 급급하여 사회를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의 장으로 만드는 현 사회에 예언자적 자세를 가지고 경고를 하는 빛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구현될 때 우리의 다음세대인 20대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며, 그런 사회에서는 20대의 정신건강 위기도 조금씩 사그러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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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근 (대표)
(주)지앤컴리서치,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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