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청년목회의 방향

코로나 시대, 청년목회의 방향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친구 관계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어느 교회나 청년 목회에서 예배와 소그룹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서 소그룹이 모이지 못하고 관계도 단절되었다. 소그룹 안에서 신앙을 배우고 격려하는 것이 중단되었다. 청년에게는 신앙적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실천신대와 교회탐구센터 그리고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한 「기독청년의 신앙생활 탐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중 기독청년(만19~39세)의 신앙적 지표들이 대체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기도하거나 성경을 읽는 등의 개인적 경건생활이 ‘증가’했다는 비율보다 ‘감소’했다는 비율이 더 높아 기독청년의 전반적인 개인적 신앙생활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1 참조).
반면에 ‘기독교 온라인 콘텐츠 이용시간’은 소폭이지만 증가했다는 비율이 높았다. 온라인이 대면 활동을 보완하는 기능을 일부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개신교인 장년(40대 이상)과 비교하면 기독청년의 개인 경건생활은 개신교인 장년보다 ‘줄었다’는 비율이 크게 높아, ‘기독청년’이 개인 경건생활에 있어 심하게 위축된 것을 알 수 있다. 신앙의 질적 변화에서도 장년보다 신앙이 약해졌다는 비율이 더 높았다(그림2 참조).





또한 10년 후 현재 교회를 다니고 있는 청년 10명 중 3명(30%)은 ‘기독교 신앙은 유지하지만 교회 나가지 않을 것 같다’고 응답했으며 6%는 ‘기독교 신앙을 버리겠다’고 응답해 전체적으로 현재의 교회출석 청년 3명 중 1명 이상이 교회를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3 참조). 이 정도면 청년사역의 위기이다.

이러한 위기상황 가운데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청년들의 특성이 한 가지 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20~30대의 기독청년은 대부분 부모나 가족의 인도에 의해 신앙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개신교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는데, 왕성한 ‘전도’ 활동이 개신교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런데 이제 전도가 위축된 시대에 부모의 손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것이 현재의 기독청년인 것이다. 이들은 자의에 의해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게 아니므로 신앙적 결단 없이 신앙생활을 습관적으로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에게는 신앙이 가족의례 가운데 하나이고 일종의 가족문화 정도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이들이 개인적인 신앙적 결단을 할 수 있도록 신앙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 기반 사역과 ‘소그룹’ 활동의 중요성
코로나 시대에 청년목회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면 온라인 기반의 사역이다. 청년세대는 ‘관계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누구보다 ‘친구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기독청년도 또래와의 ‘관계’ 속에서 신앙을 배우고 서로 격려하며 삶을 나눈다. 기독청년이 출석교회에 만족하는 이유를 보면 ‘진정성 있는 관계와 교제’가 1위이다(그림4 참조). 그래서 어느 교회나 청년목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소그룹’ 활동이다. ‘소그룹’이 얼마나 탄탄하게 운영되는지에 따라 그 청년부의 성패가 좌우될 정도이다.




비대면 사회에서 소그룹을 유지하는 대안으로 고려할만한 것이 ‘줌’이다. ‘줌’을 이용한 청년들의 신앙모임 비율이 25%로 낮았지만, 줌을 이용해서 한 활동은 ‘교제’, ‘성경공부’, ‘예배’, ‘기도회’ 등으로 다양했다. ‘줌’ 소그룹 미팅이 대면 미팅보다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어도, 이미 대면 강의 못지않게 온라인 강의에 익숙하고, 음성 커뮤니케이션보다는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카톡)을 선호하는 청년세대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줌’을 이용한 신앙모임을 해 본 기독청년의 만족도가 77%로 매우 높은 것을 보면 ‘줌’이 청년 소그룹을 유지시켜 청년들의 신앙생활을 돕는 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가져온 변화는 방향이 아니라 속도라고 한다. 앞으로는 커뮤니케이션과 소그룹 활동은 온•오프라인을 오가는 방식이 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청년목회에 새로운 활력이 넘치기를 기대한다.

한 가지 더 언급한다면, ‘교회 청년의 교회 의사 결정에 참여 요구’ 문제이다. 기독청년들의 절반이 넘는 53%가 교회의 공식적인 의사 결정에 참여 의향을 밝혔다. 비대면 온라인 문화가 지속되면서 기독청년의 가나안 전환율 증가가 예상되고, 교회 불만족 이유로 권위주의적 태도 등 교회의 경직성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기독청년들을 고려한다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기성세대의 눈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세대가 청년세대이다. 많은 목회자가 청년목회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까지 더해져서 청년 지도 목회자의 고민이 더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사역환경이 어려울 때 돌파구 중의 하나가 수요자의 충족되지 못한 니즈(Unmet Needs)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기독청년의 경우 실제 그들이 어떤 교회를 다니고 싶은지에 대한 답을 듣는 것이 약간의 힌트가 될 수 있다. 조사 결과 청년들은 ‘좋은 목사님’의 ‘설교’가 있는 ‘사랑과 교제가 활발한 교회’를 원하고 있다. 이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진실하고 살아있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공동체를 소유하고 있는 교회가 청년을 살리는 교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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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근 (대표)

(주)지앤컴리서치,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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