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여전히 희망이 있습니다!

“그냥 주어라!”라는 어이없는 응답

일러스트 배주은(신앙계 제공)

“그냥 주어라!”라는 어이없는 응답
1980년대 중반 서울에서의 안정적인 목회를 뒤고 하고 정인찬 목사는 새로운 부르심에 응답했다. 그는 미국의 휴스턴으로 날아가 이민 목회를 시작했다. 역시 성도들이 모여들었고 처음으로 세웠던 교회는 장소가 점점 비좁아졌다.

신축을 결정하고 교회를 내놓으니 며칠 뒤 건물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처음 제안했던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주겠다고도 했지만, 마냥 기뻐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교회를 개조해서 카바레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그럴 수는 없었다.

3일쯤 지났을까. 이번에는 멕시코 교인들이 와서는 교회를 사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모두 미국에 신분이 없는 ‘불법체류자’였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준비된 돈도 없고, 신분도 없는데 어떻게 교회 건물을 사러 왔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하나님께 예배 처소를 달라고 기도했더니, 복덕방에서 연락이 와서 믿음으로 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정 목사는 그때를 이렇게 기억한다. “그들의 행동은 말도 안 됐고 참으로 어처구니 없었지만, 정말 그 믿음만큼은 대단해 보였고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튿날 새벽 기도 중에 그의 귀에 들려온 하나님의 음성이었다. 놀랍게도 하나님은 “그들에게 그냥 주어라! 그냥 주어라!” 하시는 것이 아닌가?

주일 예배 후, 정 목사는 당회와 건축위원회에서 교회 건물을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그냥 주라”고 하신다고 전했다. 모두 황당해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더 좋은 땅과 건축을 위한 물질을 마련해주실 것”이라고도 했다. 그때 건축위원 한 분이 “목사님 아버지가 땅과 돈을 많이 가진 분이냐?”고 물었다. 정 목사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가 마련해주신다”고 대답하니, 그 건축위원은 회의 도중에 문을 박차고 나가 버렸다. 결국 교회는 그들에게 건물을 그냥 내주었다. 멕시코 교인들은 하나님께서 기도 응답을 해주셨다고 매우 기뻐했다.

이후 좋으신 하나님은 먼저 베푼 자에게 더 큰 복을 주셨다. 교회를 신축할 땅을 헐값에 구입하게 된 것이다. 1994년 8월 기공예배를 드렸고, 이듬해 6월 그 당시 휴스턴의 한인교회 중 최대의 성전을 지어 하나님께 봉헌했다. 한국 사람뿐 아니라 중국과 베트남 일본 필리핀 아프리카 사람을 위한 예배도 드렸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하나님 영광을 위해 베풀고 헌신하면 더 큰 축복으로 갚아주심을 깊이 깨닫는 하나님의 은혜와 기적의 역사였다.

이처럼,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이민 목회의 기적은 계속됐다. 이런 일화들을 하나하나 소개하자면, 밤새도록 많은 이야기로 가득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많은 고난과 역경 중에서도 하나님의 기적과 은혜는 계속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정 목사는 어떤 어려움에도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게 그는 미국에서 30년간 휴스턴한인교회 목회와 미주한인기독교총연합회, 한인세계선교협의회의 회장을 역임하며, 1992년 LA흑인폭동을 평화롭게 해결하는데도 힘을 보탰다. 또한 각종 선교활동에 온 힘을 기울였다. 소규모 신학대를 설립해 목회자를 양성했고, 한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연계해 통일선교대학도 세웠다. 선교의 뜻을 가진 사명자들이 이 대학을 찾았다. 그가 담임하는 휴스턴한인교회는 아낌없이 후원했다. 수료자들은 북한선교와 이슬람선교 등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글 | 김다니엘 일러스트 | 배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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