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세대의 고민

5060세대의 고민

신앙계

요즘 5060세대는 나이가 들어서도 젊고 활기찬 삶을 살며 사회 곳곳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은퇴 후에도 행복한 생활을 위해 적극적으로 삶에 임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이 세대가 예전의 5060세대와 다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신중년’, ‘액티브 시니어’이다. 화려한 수식어의 이면에는 중년 세대의 고단함이 짙게 배어있다. 이들은 치열했던 경쟁을 뚫고 지금까지 살아남았지만 이제 직장에서 은퇴 나이가 되었고, 은퇴 후의 생활대책은 서 있지 않아서 불면의 밤을 지낸다.

은퇴 후에도 편하게 쉬지 못하고 먹고 살기 위해서 비정규직을 떠도는 피곤함 속에서 살아간다. 한편으로 꼰대니 기득권이니 온갖 지탄을 받으면서 ‘나는 열심히 살았던 것밖에 없고 가진 것도 별로 없는데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가’라는 당혹감에 마음이 힘들다. 인생의 고민이 그 어느 세대보다 많은 세대가 5060세대이다.

5060세대는 교회에서 어떤 세대보다 중심적인 위치에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라고 불릴 만큼 인구수가 많은 5060세대이므로 교회에서도 숫자적으로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젊을 때부터 온갖 교회 일은 도맡아 왔는데, 그 밑 세대의 인구가 줄어들어서 5060세대가 아직도 교회에서는 궂은일까지 도맡아 해야 하는 일꾼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 세대는 교회의 중직자로서 교회의 미래에 대한 깊은 불안감을 안고 있다. 교인은 고령화되는데 젊은 세대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새로 전도되는 사람도 없고, 청년은 성인이 되고 나서 교회를 떠나는 현실 앞에서 교회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오롯이 5060세대가 떠안아야 한다.

최근 5060세대의 신앙의식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는데 한국교회에 주는 시사점이 있어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5060세대에게 신앙은 어떤 의미일까? 그들에게 신앙은 ‘삶의 역경을 이기는 힘’(95%)이다. 신앙이 이런 힘을 주는 것은 삶의 의미를 해석하는 관점(91%)과 가치관(90%)을 신앙이 형성해 주기 때문이다. 또한 ‘내세에 대한 소망’(89%)이 현실의 어려움을 견디게 한다고 생각한다. 신앙은 또한 ‘가족의 연결고리’(82%) 역할을 한다고 인식한다. 또 나이가 들면서 신앙을 매개로 가족들과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그림1).




이들의 교회 만족도는 79%(매우+약간)로 매우 높았는데, 이는 교회 리더십의 핵심 연령층인 5060세대가 자기 교회를 사랑하고 섬기는 마음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교회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교회 만족 이유(그림2)는 ‘교인 간의 진정성 있는 관계와 교제’(34%), ‘사회적 책임 역할 수행’(31%)이었고, 불만족 이유(그림3)는 ‘교인 간에 사랑이 없는 형식적인 관계’(33%)와 ‘시대의 흐름을 좇아가지 못하는 고리타분함’(31%)이었다.

출석교회에 대해 만족과 불만족을 형성하는데 특정 요인이 아닌 여러 요인이 고루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가운데서도 만족과 불만족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교인들 간의 관계와 교제’였다. 교회의 여러 모임과 사역에서 기능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교회의 공동체성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5060세대는 한국교회의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그룹이다. 이들에게 교회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해 물어보았다. 교회 의사 결정시 ‘교인들의 의견이 반영된다’ 고 응답한 비율이 60%였다. 이 결과는 ‘반영되지 않는다’(30%)보다 두 배 더 높은 비율이지만, 60%라는 수치 자체는 교회 의사 결정의 민주성 측면에서 개선
될 여지가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서 교인의견 수렴기구가 필요한지 물어보았다. 전 교인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기구 설치에 대해 88%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그림4). 특히 ‘매우 필요’가 50%나 되는 것을 보면, 전교인 의견을 수시로 대변하는 상설기구의 필요성 인식이 매우 강하게 형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 리더십들이 고민해야 할 지점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취향에 따른 교회 모임 필요성이 이번 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는데 이에 대한 내용이다. 5060세대 가운데 현재 구역/셀/순/가정 교회 등 교회 소그룹 모임(58%)과 남녀선교회/전도회(52%) 참여비율은 50%대였다. 향후 참여하고 싶은 교회활동/모임과 비교하면, 교회봉사활동, 사회봉사 모임, 취미/문화 활동모임에 대한 참여의향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그림5).

이상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몇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는 5060세대가 겪는 상실감에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불안한 미래, 힘겨운 현실 앞에서 상실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겪는 5060세대에게 교회는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 비록 사회에서는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상황에서 자신의 삶이 무가치한 삶이 아니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건전한 자아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5060세대가 신앙 안에서 삶의 역경을 이길 힘을 찾고, 무가치해 보이는 자신의 삶에 의미를 발견하고, 이제는 성장하여 흩어진 가족들이 한 신앙 안에서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교회가 도와야 한다.



두 번째로 5060세대가 교회에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주는 일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보면 5060세대는 전통적인 남녀전도회/선교회보다는 자신의 관심사와 취향에 따라 모이는 봉사 모임, 취미문화 활동 모임에 대한 참여 의향이 높았는데, 개인의 관심과 참여 동기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소그룹을 개발, 참여하게 하여 5060세대가 자신의 관심을 충족시키고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 만족감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 모임이나 활동의 기저에는 진정성 있는 교제와 함께 영적 성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의 모임은 그 성격과 목적이 무엇이든 기본적으로 서로에게 위로와 도움이 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는 교회의 의사결정 과정을 민주화하는 것이다. 교회는 제도상 민주적이지만 현실은 일부 장년층에 의해 의사 결정이 주도되는 구조이다. 그러나 개성이 강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젊은 세대가 부상하면서 이들을 포용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의사결정 과정을 폭넓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비록 그것이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더라도 가야 할 길인데, 그것을 5060세대가 주도해야 한다.†

"5060세대의 고민" 리스트

지용근 (대표)

(주)지앤컴리서치,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