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안데르센 동화

작성일2021-04-01

보통 사람들은 16세까지 자신에 관해
17만 3천 개의 부정적인 메시지를 받는다.
또한 보통 사람들은 16세까지 자신에 관해
단지 1만 6천 개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듣는다.
따라서 부정적인 메시지는 하루 29.6개가 되고 긍정적인 메시지는
하루에 2.7개밖에 얻지 못한다.
“아니”라는 단어를 4천 번 듣는 데는 불과 5년밖에 걸리지 않는다.

가난한 노부부가 살림을 좀 낫게 해보려고 말을 팔기로 한다. 애지중지 기르던 단 한 마리 말이었다. 영감님은 말을 팔러 장으로 가다가 말을 암소와 바꾼다. 소는 양으로, 양을 거위로, 거위를 암탉으로… 마지막으로 암탉을 썩은 사과와 바꾸고야 만다.

돌아오는 길, 영감님은 작은 식당에 들렀다. 썩은 사과 자루를 메고 다니는 기이한 풍경에 신기해하는 두 명의 영국인을 만나게 된다. 자신이 시장을 본 얘기를 자랑스럽게 하자 두 영국인은 박장대소한다. 집에 돌아가면 틀림없이 할머니에게 쫓겨날 것이라고 말한다.

영감님은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맞선다. 결국 거만한 부자 영국인과 금화 한 자루를 두고 내기를 한다.
할머니는 말 한 필을 암소로 바꾸고 암소를 다시 양과 바꾸고… 바꾼 얘기를 할 때마다 잠시도 쉬지 않고 감탄하며 기뻐했다.

“와! 우유를 마실 수 있겠군요!”
“양젖도 맛있지요.”
“거위 털이 얼마나 따뜻한데요!”
“와! 계란을 먹을 수 있게 됐군요!”
“그럼 오늘 저녁엔 모처럼 맛있는 사과파이를 먹을 수 있겠네요!”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암탉을 썩은 사과와 바꾸었다는데도 할머니는 더없이 행복해한다.
“파 한 뿌리를 꾸러 옆집에 갔는데 썩은 사과조차 없다고 했는데… 그 집에 썩은 사과를 꾸어줄 수 있어서 참 잘되었네요.”
창 틈으로 엿듣던 두 영국인은 결국 금화 한 자루를 잃게 되었다.

굳이 안데르센 동화 이야기가 아니어도 좋다. 부부는 늘 그런 상황에 직면한다.
평소 같지 않게 남편이 과일을 사서 들어선다.
“여보, 이거 얼마 줬어요?”
“아이고, 누가 당신더러 안 시킨 일 하라고 했어요? 여보, 그 정도면 상자로 사겠다.”
이 한마디에 부부관계는 금방 금이 가고 만다. ‘사과 트라우마’가 된다. 세상 어떤 남자가 사과를 사 들고 들어설까?
사과를 보자마자 반색한다.
“당신 촉은 대단해.” “벌써 눈치를 챘어요.” “왠지 사과가 먹고 싶더라니까.”
한 입을 베 물었더니 벌레가 있다.
“와! 이거 자연산이네….”

황현산은 <밤이 선생이다>에서 말한다.
“도시 사람들은 자연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자연보다 더 두려워하는 것도 없다. 도시민들은 늘 ‘자연산’을 구하지만 벌레 먹은 소채에 손을 내밀지는 않는다.”


긍정적인 말 한마디
시각을 조금만 바꾸어도 삶의 질이 바뀐다. 가족들끼리 규칙을 정한다.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벌금제’를 내세운다. 약속을 못 지키면 1만원씩 내기로 한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약속도 못 지킨 데다 벌금까지 내고 나면 다시는 그런 규칙을 지키려고 하지 않는다. 왜 중범죄인이 되어야 하나? 같은 규칙이라도 ‘벌금’이란 말 대신 ‘행복촉진기금’이라고 하면 전혀 다른 것이 된다.

보통 사람들은 16세까지 자신에 관해 17만 3천 개의 부정적인 메시지를 받는다. 또한 보통 사람들은 16세까지 자신에 관해 단지 1만 6천 개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듣는다. 따라서 부정적인 메시지는 하루 29.6개가 되고 긍정적인 메시지는 하루에 2.7개밖에 얻지 못한다. “아니”라는 단어를 4천 번 듣는 데는 불과 5년밖에 걸리지 않는다. 흥미로운 것은 뇌는 한 가지 부정적인 말을 중화하는데 40개의 긍정적인 말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성경도 이르지 않았던가? “온순한 혀는 곧 생명 나무이지만 패역한 혀는 마음을 상하게 하느니라”(잠 15:4).
말 한마디가 우리를 천국으로 데려다주는가 하면 지옥으로 떨어뜨려 악마를 만들기도 한다.†



송길원 목사 | 가족생태학자, 하이패밀리 대표, 청란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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