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쉬운 방법

작성일2020-08-01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데 얼마나 걸릴까?” 하고 물으면 사람마다 추측하는 시간이 다르다. 성경은 통독보다 부분부분 필요한 곳만 찾아서 읽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은 사람이 가장 적은 책이 성경이 아닐까 싶다. 성경 전체를 통독하는데 드는 시간은 의외로 간단하게 답이 나온다. 요즘은 성경을 낭독해서 녹음해 놓은 책들이 많다. 오디블(Audible)에서 드라마처럼 배경 음악과 효과음까지 넣은 영어성경 전체 녹음이 채 100시간이 안 된다. 빠르게 읽은 경우 56시간부터 70시간까지 다양하다. 천천히 읽어도 80시간이면 충분하다는 뜻이다.
월요일 아침 창세기부터 읽기 시작해서 낮 시간만 읽으면 토요일에 요한계시록까지 한 번 다 읽는다는 간증을 들은 적이 있다.

날마다 아이가 한 장의 성경이라도 자발적으로 선택해서 읽는 독서 습관을 갖는다면 부모로서는 더할 수 없이 기쁠 것이다. 이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 생각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다. 뭔가 새로운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고 싶을 때 행동심리학에서는 보통 3주 이상의 반복적인 행동이 있어야 습관으로 자연스럽게 정착된다고 한다. 문제는 날마다 언제 그 새로운 행동을 하느냐이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매일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일과 새로운 행동을 연결하면 새로운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자고 일어나는 일, 샤워, 하루 세 번의 식사시간, 등•하교 등은 늘 반복되는 일이다. 의사들이 약을 지어줄 때 오전 8시, 오후 6시에 복용하라는 지시 대신 “아침, 저녁 식후에 복용하세요”라고 하는 것은 약을 먹는 새로운 행동을 밥을 먹는 일과 연결시켜 기억하게 하는 것이다.

영어 성경을 낭독해서 읽는 습관을 만들기로 했다. 역시 언제 성경을 읽느냐가 문제였다. 밥을 먹고 읽을까? 청소를 해놓고 읽을까? 수영을 하고 나서 읽을까? 하루 일을 다 끝내고 차분하게 읽을까? 며칠 동안 여러 경우를 시도해 본 결과, 일어나면 무조건 성경을 펴서 읽기로 했다.
베개 옆에 성경을 두고, 아침에 눈이 떠지면 몸을 일으키기 전에 누운 채로 성경을 펴서 읽다가 커피를 마시러 가고, 물을 마시고, 또 성경을 읽다가 세수를 하고 밥을 먹고… 이렇게 그 날 읽어야 할 분량을 채웠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일어나서 무조건 읽기 시작하면 언제 성경을 읽어야 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 시간이 절약된다. 무조건 읽기 시작하니 행동으로 옮기는데 드는 에너지 소모가 없다. 영어 성경을 소리 내서 읽는 것은 확실히 눈으로만 읽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물론 이름을 읽는 데는 머리가 아프다.

묵독 말고 낭독
아이에게 새롭게 익혀주고 싶은 행동이 있다면 날마다 반복되는 한 가지 일과 연결하여 새로운 행동을 하도록 연결시켜 주자. 단, 처음에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아주 적은 시간으로 시작한다.
“뭐 하자마자 바로” 새로운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일어나자마자 바로, 밥 먹자마자 바로,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이렇게 ‘하자마자’ 바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감정적으로, 시간적으로, 정신적으로 방황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성경을 읽는 습관을 갖게 하고 싶다면 일어나서 6분만 성경을 읽은 후 침대에서 나오도록 해 보자. 잠이 들기 전에 6분만 읽다 잠이 들고, 다시 아침에 성경을 읽어가는 것은 책을 읽는 습관을 갖는데 효과적이다. 잠자리에서 낭독이 훈련이 안 된다면 식사 시간에 6분만 빨리 식탁에 앉아서 엄마가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낭독하면 된다. 6분 동안 성경을 낭독한 후에 밥을 먹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면 된다.
영국 대학교에서 진행한 연구결과는 6분의 독서가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60% 이상 해소해 준다고 한다. 6분은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짧은 시간이다. 이런 작은 행동이 평생 가는 독서 습관을 만들어줄 수 있다. 6분이라는 짧은 시간인 만큼 눈으로 묵독하지 말고 낭독하면서 성경을 읽는 습관을 길러주자.
묵독과 낭독은 집중도나 이해도에서 놀라운 차이가 있다. 같은 책을 종이책이 아닌 e.book으로 읽은 사람이 이해도가 25% 정도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하물며 눈으로만 지나가는 묵독보다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읽는 낭독은 눈과 귀와 입이 동시에 집중적으로 활동하면서 듣고 기억하는 작용이 일어난다.
영어 성경을 소리 내서 읽으면서 몇 달이 지나니 영어를 듣고 말하는 것이 훨씬 편해진 것을 알았다. 아이가 책을 읽는 소리가 방 밖으로 흘러나온다면 그건 부모에게 이 세상의 어떤 음악보다 아름다운 소리일 것이다. 아이가 성경을 낭독할 때는 날마다 새롭게 아낌없는 칭찬을 해주자. 칭찬 듣는 재미가 성경 읽는 재미보다 커도 좋다. “네가 성경을 읽는 소리를 들으면 엄마는 너무 행복해. 걱정이 사라지고 뭐든 다 잘 될 것 같아.” 이런 칭찬의 말로 성경 읽는 아이를 특별한 아이로 만들어주자.

아이가 어릴수록 낭독하는 습관을 갖기 쉽다. 중학생쯤 되면 소리 내서 읽는 행위를 싫어한다. 내 목소리를 내가 듣는 것이 낯설고 싫은 것이다. 그러나 부모의 권한으로 하루에 6분만 성경을 소리 내서 읽도록 해보자. 부모의 모범이 있다면 아이는 더 쉽게 낭독 습관을 갖게 될 것이다.
“최근 2년간 생성된 데이터는 지난 5000년간 만들어진 데이터보다 많고, 향후 1년간 새로 생성될 데이터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데이터보다 많을 것”이라는 빌맥더모트 SAP 회장의 인터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렇게 새로운 데이터가 날마다 쏟아지고 있는데 그 많은 데이터 중에서 활용되는 건 0.5%뿐이라고 한다.
데이터를 100% 활용한다고 해도 인간의 본성은 쉬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몇 천 년 동안 살아온 인간의 역사가 가르쳐준 것이다. 문제는 데이터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을 이해하는데 2000년이 넘는 시간을 살아남은 작품, 성경을 읽는 것은 내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가장 확실하게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다. 자동차에 시동을 걸면 내비게이션을 켜듯이 아침에 일어나면 성경을 낭독하면서 하루를 움직일 내비게이션의 목적지를 설정하자.
빅데이터 활용은 사람들의 어제까지의 선택을 분석해주지만 성경은 오지 않은 내일, 가야 할 곳을 말해주는 가장 구체적인 내비게이션이다.†


강금주 변호사

지난 30년간 <십대들의 쪽지>를 통해 십대들과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살아온 청소년 전문 상담자이자 발행인, 호주 변호사, 저서로는 <사춘기로 성장하는 아이 사춘기로 어긋나는 아이>, <사춘기 대화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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