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어떤 분이신가?

2. 그리스도의 직분

그리스도는 우리 죄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 그리스도께서 과거에 우리를 대신하여 속죄의 죽음을 죽으신 것이 아니라 현재도 살아서 하나님과 인간을 연결시키고 있다. 그리스도의 사역에는 세 가지 직분, 직능이 있다. 그것은 예언자, 대제사장, 왕인데 이 세 가지 직분은 구약시대부터 있던 것이지만 그리스도는 그 직분을 종합하고 또한 완성하셨다.

1) 예언자로서의 그리스도
예언자를 히브리어로 ‘나비’ 혹은 ‘로에’, ‘호제’라고 한다. 그 의미는 ‘대언자, 입, 소명자’라는 뜻이다. 이들의 사명은 하나님의 대언자로서 하나님의 뜻을 백성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때로는 율법을 풀어주고 강조하기도하며, 때로는 원시적인 영안을 가지고 먼 미래에 보이는 희망을 백성에게 전달해 주기도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예언자는 ‘보는 자’(The seer)가 되는 것이 그의 사명이다.
흔히 예언자를 통속적 개념대로 ‘미리 말하는 자’ 혹은 ‘미래를 점치는 자’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나비’라는 말은 하나님으로부터 메시지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전하러 오는 사람을 의미한다.
신약에서는 ‘프로페테스’라는 말이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 프로 ’( 앞에 )와 ‘ 페미 ’( 말씀 )의 합성 어로서 전치사 ‘프로’는 시간적인 앞이 아니라 장소적인 앞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프로페미’라 는 말은 앞날을 미리 말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서 다른 사람들 ‘앞에 나아가 말하는 자’(To speak forth)이며 하나님의 의지의 통변자 또는 계시자,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교통의 중계자를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땅과 하늘의 교차 소리를 듣고 중간에서 하나님의 영음을 전달하는 자, 곧 ‘말하는 자’(The speaker) 가 되는 것이 예언자의 사명이다.
그리스도는 이 예언자적 사명을 다하기 위하여 세상에 오셨다.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에 따라 그리스도께서 때가 차서 성육신하신 사건 자체가 곧 하나님 말씀의 전달이다.

예언자의 의무는 하나님의 뜻을 백성에게 계시하는 것이다. 이것은 가르침과 권면 , 영광스러운 약속들 , 엄한 책망의 형식으로 시행된다 . 하나님의 의지를 백성에게 알려주며 율법을 도덕적, 영적인 면에서 해석해 주며, 형식주의와 죄를 대항하여 싸우며 백성으로 하여금 의무의 길로 돌아오게 하며, 미래를 위한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약속에 대하여 주의를 환기시켜 주는 데 있다.
또한 예수는 공생애를 통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했다. 그리고 예언자로서의 그리스도는 이적을 행하고 십자가를 지시고 부활하심으로 그의 예언자적 직무를 수행하였다.
그리스도는 지금도 교회의 성례전과 교제와 설교와 선교를 통하여 예언자의 사명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그의 재림 때까지 계속되는 예언 활동이다. 우리는 보혈의 피, 대속의 피를 받고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해야 하며 믿어야 한다. 믿음 없이는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얻을 수 없다.

“만일 우리가 죄가 없다고 말하면 스스로 속이고 또 진리가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할 것이요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 만일 우리가 범죄하지 아니하였다 하면 하나님을 거짓말하는 이로 만드는 것이니 또한 그의 말씀이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하니라” 요일 1:8-10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알리노니 하나님의 영으로 말하는 자는 누구든지 예수를 저주할 자라하지 아니하고 또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 고전 12: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 가 없느니라” 요 14:6


2) 대제사장으로서의 그리스도
예언자의 역할이 하나님의 뜻을 사람에게 전하는 것인 반면에 대제사장의 역할은 사람의 뜻을 하나님에게 전하는 역할이다. 제사장은 백성을 하나님과 만나게 하는 역할을 하는 중보자이다. 그러므로 제사장은 사람들 가운데서 그들을 대표하여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로 선택되어야 했다. 제사장은 여호와께 거룩하고 순수하게 성별되어야 했고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와 제사를 드리며 중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제사장은 히브리어로 ‘코헨’이라고 한다. 이 말의 뜻은 ‘하나님 앞에 서는 자’이다. 제사장은 백성을 대신하여 그리고 백성을 위하여 하나님 앞에 서서 제사를 집행하는 자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 선 중보자로서 백성을 대신하여 제사를 드리며, 다른 한편으로 하나님을 대신하여 율법을 선포하고 계시를 전달하는 자가 제사장이다.
구약시대에는 아론과 그의 후손들이 제사장 의 직책을 맡았다. 구약성서에 보면 제사장이 집행하는 제사 의식은 다섯 가지 정도였다. 번 제, 소제, 화목제, 속죄제, 속건제 등이다.
제사장이 이와 같은 종류의 제사를 드리는 이유는 주로 백성이 범한 죄를 속량받기 위해서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나타난 죄관과 속죄를 위한 제사의 본질을 고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사 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죄 (Expiation)이다. 속죄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키페르’는 ‘덮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범하였을 때 하나님은 가죽으로 그들을 덮어 주셨다.

둘째, 죄에는 반드시 형벌이 따르지만 하나님은 때로 용서하신다. 제사장은 형벌을 받아야 할 백성을 위하여 죗값으로 속죄제물을 바친다. 이 때, 하나님은 제물을 받으시고 백성의 죄를 용서 해 주신다. 제물이 속죄양이 되는 것이다.

셋째, 제물은 깨끗해야 하며 제사장은 백성의 죄를 책임지고 온갖 정성을 다하여 하나님께 제사를 드려야 한다.

그러면 그리스도는 어떻게 인류의 영원한 대제사장이 될 수 있었는가?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참 희생제물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백성이 받아야 할 형벌을 대신 십자가에서 받았다. 십자가 사건은 우리의 죗값을 지불 하기 위하여 고귀한 생명을 제물로 바친 제사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유월절 양처럼 하나님의 언약에 의하여 드려진 제물이 되셨다.
죄 없는 하나님의 아들이 죄인들을 위하여 드린 무한한 사랑과 자비의 제사를 통해 제사장의 역할을 완성하신 것이다. 즉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희생으로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화해를 이루셨다.

그리스도는 지금도 인간을 하나님에게 중보 하는 제사장의 직무를 감당하고 계신다. 이레네우스(Irenaeus)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만민의 죗값을 치른 배상이라고 했으며 안셀름 (Anselm)은 십자가는 하나님께 영광과 만족을 줄 수 있는 최상의 제사라고 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 (Martin Luther) 도 말하기를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켜 드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드려 우리가 범한 모든 죄를 감당했기 때문에 모든 죄인의 대표자 이며, 그리고 희생제물의 모범을 보인 대제사장이다”라고 했다.
그는 참 하나님이시며 참 사랑이시기 때문에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완전히 결합시킬 수가 있다.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 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 고후 5:21

"그러므로 자기를 힘입어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 들을 온전히 구원하실 수 있으니 이는 그가 항 상 살아 계셔서 그들을 위하여 간구하심이라” 히 7:25

이튿날 요한이 예수께서 자기에게 나아오심을 보고 이르되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 요 1:29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 고후 5:19


3) 왕으로서의 그리스도
그리스도가 우리의 왕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그가 우리의 주가 되시며 하나님을 대신하여 우리를 다스리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이므로 하늘과 땅에서 가장 높으신 왕이시며 모든 권세를 장악하고 계신다. 왕으로서의 그리스도라 함은 그리스도가 죄, 죽 음, 악마, 이 세상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 내어 영원한 나라에 들어갈 때까지 지켜 주심을 말한다.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을 지배하시는 것은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말씀과 세례와 성찬에 의해서이다. 따라서 왕으로서의 그리스도는 십자가를 통한 죄사함과 부활을 통한 새로운 힘을 주시는 분으로서 신앙인의 무리를 형성하고 교회를 세우고 또한 말씀 선포를 통해서 그의 나 를 지배하신다.
예수의 왕권은 어디에 국적을 둔 왕권인가? 빌라도의 법정에서 빌라도가 예수를 심문할 때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라고 물었다. 이때, 예수가 대답하기를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 이 아니니라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것 이었더라면 내 종들이 싸워 나로 유대인들에게 넘겨지지 않게 하였으리라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요 18:36)고 했다. 이는 세상 나라의 왕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의 왕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예수의 나라는 왕권에 의하여 명령하고 지배하는 세상의 왕국이 아니라 사랑하고 용서하며 섬기고 도와주는 나라이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 승천하여 하나님 우편에 앉으신 그리스도는 죄와 사망의 권세를 정복하시고 왕의 왕, 만유의 주가 되셨다. 이것을 그리스도의 왕권이라 한다.
한때는 그리스도의 왕권이 이 세상 안에 국한되어 있는 것으로 알았다. 그래서 중세 교회는 그리스도 왕권이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세상 안에도 미치는 것으로 알고 교황에게 국왕을 지배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예수는 어떤 체제나 헌법을 가지고 세상을 다스리시는 왕이 아니라 하나님의 진리로 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왕이시라는 것이다. 진리란 하나님의 의의 말씀과 섭리와 뜻을 말한다.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그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 눅 1:31, 32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 8:32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 롬 11:36

최재화 (감독)

기독교대한감리회 중앙연회 감독이며 명암교회 담임목사로 시무 중인 최재화 감독은 협성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아세아학원을 수료, 감리교신학대학교 선교대 학원 졸업, 미국 에모리대학에서 연수를 했다. 겨레사랑선교회 이사, 성남시 기독 교연합회 부회장, 감리교 홍보출판국 위원, 기아대책 성남지역 이사, 기독교대한 감리회 중앙연회 총무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평신도대학』, 『예수님, 어떻게 믿을까요?』가 있으며 『트리니티말씀대전』을 편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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