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아들과 순간을 사랑하는 아빠

들어가면서

그동안 여러 번 방송에 소개되면서 그 사연이 널리 알려진 소아조로증(프로제 리아 신드롬) 환아 원기. 노화 속도가 일반인보다 7~8배 빠른 소아조로증을 앓는 사람은 국내에서는 원기 한 명뿐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100여 명밖에 보고되지 않은 희귀질환인 만큼 마땅한 치료약이 존재하지 않는다. 의학보고서에 따르면 열세 살인 원기에게는 길어야 5~7년의 시간만 남아 있다. 외모는 100센티미터가 겨우 넘는, 앙상한 팔다리로 구부정하게 걷고, 손발톱조차 몇 개 남아 있지 않은 원기지만 스파이더맨처럼 건물을 뛰어다니는 꿈을 꾸고 게임을 좋아하는 지극히 평범한 6학년생이다.
원기의 아빠 홍성원 목사는 대한민국에 단 한 명밖에 없는 소아조로증을 앓는 아들 원기와 딸 수혜 그리고 아내와 함께 평범한 삶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고 있다. 홍 목사는 아시아의 또다른 소아조로증 환아를 찾아내 지원하고 치료약을 개발하는 일에 작은 도움을 보태고자 애쓰고 있다.



원기를 만나기 위해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기독교 대안학교인 밀알두레학교를 찾았다. 아빠 홍성원 목사와 함께 교장실에서 잠시 기다리자 수업을 마친 원기가 검은색 야구모자를 쓰고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살짝 수줍은 듯한 인사였지만 밝고 명랑해 보이는 첫인상의 원기였다.
“원기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이곳 대안학교에 오게 됐어요. 아무래도 일반학교에서는 외모가 튀는 아이를 보는 시선이 다를 수밖에 없어요. 원기가 이곳 학교에 잘 적응해서 다니는 모습이 대견스러워요.”
아빠 홍성원 목사가 원기를 무릎에 앉히면서 한 말이다. 2학년 때 전학 온 원기가 벌써 열세 살 6학년이 됐다.
소아조로증은 3천만분의 1 이하의 확률로 현재까지의 의학 및 과학기술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자연발생적으로 수십억 개의 유전자 구조 가운데 단 하나의 아주 작은 조각의 이상으로 태어나게 되는 매우 희귀하고 치명적인 질병으로 알려졌다.
“돌 무렵부터 발현되는 병이에요. 뇌와 신경은 늙지 않고, 프로제린이라는 독성물질이 지나치게 많이 나와 혈관과 피부, 장기만 빨리 노화되는 거죠. 절반 이상은 10세 이전에 세상을 떠나고 20세를 넘긴 아이는 1%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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