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 , 삶을 바꾼다

욕쟁이 엄마가 변화된 이유

나는 본래 욕을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20여 년 전 방송활동을 하며 선배로부터 욕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며 배운 후부터 나는 변하기 시작했고, 내 입에서는 욕이 떠나질 않았다. 문제는 아들이 사춘기가 되면서 이런 내 언어습관은 아들과의 관계를 최악으로 내달리게 하는 도구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캐나다에서 생활하며 우리 관계는 진짜 어찌할 수 없을 정도까지 악화되었다. “저걸 죽여 살려. 저 쓰레기 같은 놈! 네가 그러니까 안 돼.”

나는 언제나 욕이 준비 된 사람이었다. 아들과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렸고 욕을 퍼부었다. 나는 모든 원인이 아들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늘 인생이 생방송이라 생각하고 시간을 아끼며 생활하는데 할일 없이 시간을 버리는 아들이 한심했다. 그래서 나는 매일 새벽기도의 자리에 나아가 눈물의 시간을 보냈다.

“하나님 못 살겠어요. 아들 좀 변화시켜 주세요” 하면서…. 심지어 아들에 대해 기도하는 언어도 욕이었다. 새벽에는 주님 앞에 울며 나아가고 낮에는 아들에게 욕을 해대는 내 모습이 어떠했을까. 아들은 이런 내게 “에이씨 진짜! 교회 집사라는 인간이, 연예인이라는 인간이! 사람들이 이러는 거 알아? 바깥에선 그렇게 잘하고 안에서 이러는 거 누가 아냐고. 엄마 이러는 거 어디 가서 말도 못해. 내가 쪽팔려서 진짜!”
라고 대들었고, 이 말을 듣는 순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지만 내 언어 습관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그 날도 여느 때처럼 학교에 갔어야 하는 아들이 늦어 학교에서 온 전화를 받은 나는 화가 잔뜩 나서 아침밥을 차려놓고 “야! 빨리 밥 먹고 학교 가. 한심한 놈…” 하며 욕을 해댔다. 그리고 뒤돌아선 순간 “네 아들, 네가 말한 대로 만들어 줄까?” 라고 크고 분명한 음성이 내 마음을 쳤다. 나는 하나님 앞에 거꾸러질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몰랐어요. 제 아들 그동안 제가 말한 대로 된다면 저 아인이 세상에 살아 있지 못할 겁니다. 제가 17년 동안 욕한 대로 되었다면 제 아인 미친 개가 되어 있을 것이고 정신병자가 되어 있을 겁니다. 제 안에 분노 때문에 뱉어낸 말입니다. 잘못했어요. 정말 이제 다시는 욕하지 않을게요.”

철저한 회개 후 놀랍게도 내 입에서 욕이 끊어졌다. 이후 다시는 아이에게 욕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나를 보고 가장 많이 당황하고 놀란 것은 아들이었다.

욕을 계속 듣다가 딱 끊기니 금단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3일간 내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더니 일주일 후 “엄마, 왜 욕 안 하세요?”라고 물었다. 존댓말까지 하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 불안했나보다. “사실 하나님이 두려운 마음을 주셨어. 내가 욕한 대로 네가 될까봐 두려웠어. 그래서 엄마 욕 안 하기로 하나님 앞에서 약속했어. 앞으로 욕 안 해.”

아들은 “아니, 하나님은 17년 동안 가만히 계시더니 왜 이제야 말씀하시는 거야?”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해 주었다. “하나님은 계속 엄마 곁에서 말씀해주셨는데, 엄마가 교만해서 듣지 못한 거야. 난 내가 잘하는 줄 알았거든. 성경에 귀 있는 자가 듣는 다고 했지? 엄마가 처음으로 귀 있는 자가 됐어. 마음이 열려 있어서 들려주신 거야.”

내 입술에서 욕이 그치자 집안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들은 가족에게 단 한 번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던 공부하는 모습을 보였고, 엄마와 오빠의 전쟁 속에 불안해하던 딸들도 안정되고 평화로워졌다. 하나님은 내 입술의 말을 고치시더니, 이후 아들을 바리새인처럼 율법적으로 대하고 깊게 사랑하지 못했던 나 자신의 마음과
영혼도 고치셨다. 아들은 마음 문을 열기 시작했고, 함께 어려움의 시간들을 헤쳐 나가며 기도의 아들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자원해서 엄마 따라 새벽기도도 다니고, 하나님 앞에서 아름답게 자라났다.

나는 지금도 캐나다에서 들었던 그 날 아침, 하나님의 음성을 똑똑히 기억한다.
“네 아들, 네가 말한 대로 만들어줄까?”라는…. 나부터 변해야 한다. 그러려면 입술에서 나오는 말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을 나는 뼛속 깊이 깨닫게 되었다. 성경에도 모든 시작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시작이 되었다. 그만큼 중요한 말!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그 한마디의 말을 어떻게 내가 사용하느냐는 나의 선택이다. 내가 택한 내 입술의 적금을 어느 날 타는 날이 온다고 생각하면 말은 달라질 것이다.†

이성미 (집사)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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