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굴소년들을 통해 희망을 본다

살아만 있어도 영웅이다

1916년 얼음에 갇힌 지 1년 3개월만에 새클턴과 27명의 대원들은 모두 구조되었다.

최근 태국의 동굴에서 12명의 소년과 한 명의 코치가 실종된 지 17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출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들은 살아 있었다는 것만으로 영웅이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때로 업적이나, 성취, 성공 같은 것이 없어도,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가치로울 때가 있습니다. 지진으로 매몰된 건물 더미 아래서, 무너진 탄광 에서 살아만 있어도 기적이요 영웅입니다.
‘살아만 있어도 영웅이다.’
마치 주님의 음성처럼 들려왔습니다.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극한 상황에서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영웅이라면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주님과 동행하며 사는 사람이 영웅입니다.

1914년 어니스트 새클턴이 27명의 대원과 배를 타고 최초의 남극 횡단에 도전하였습니다. 그러나 남극으로 향하던 중 바닷물이 얼어서 배가 얼음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자그마치 1년 3개월을 그렇게 갇혀 있었습니다.
배가 가라 앉은 후 대원들은 얼음 바다를 걷고 또 걸어서, 간신히 무인도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이들이 살아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기에 구조하려는 노력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새클턴과 두 명의 대원이 작은 구명정을 타고 사람이 사는 가장 가까운 섬까지 무려 1000km 바다를 건넜습니다. 결국 사우스 조지아 섬 스토롬니스 포경 기지에 도착한 새클턴은 대원들의 생존 소식을 알렸습니다.
1916년 8월 30일 엘리펀트 섬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에 의하여 탐험 대원들은 전원 구출 되었습니다. 그들은 남극횡단은커녕 남극 땅에 발도 붙이지 못하였습니다.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영웅이 되었고, 그들의 이야기는 전설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을 감동시킨 것은 그들의 업적이 아니었습니다. 남극에서 1 년 반 동안 살아 있었다는 것만으로 영웅이었습니다.
훗날 새클턴이 두 명의 대원과 함께 사우스 조지아 섬을 횡단했을 때를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이 시기를 돌아보면 엘리펀트 섬과 사우스 조지아 섬 사이에 몰아치는 바다와 빙원에서 하나님이 항상 우리와 함께 했으며 우리를 이끌어 주셨다고 확신한다. 사우스 조지아 섬 내륙의 이름 모를 산과 빙하를 36시간이나 행군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늘 셋이 아니라 넷인 것 같았다. 당시엔 대원들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웨슬리도 이렇게 말했다. ‘대장님, 산을 넘을 때 왠지 또 다른 누군가가 옆에 있는 듯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크린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고 고백했다.”
새클턴과 27명의 대원들이 남극에서 1년 3개월을 생존하였던 것보다 더 놀라운 일은 그 상황에서 주님과 함께 하는 믿음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하는 믿음


우리의 삶이 아무리 힘들고 험악하여도 우리는 홀로 살지 않습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그분’과 함께 사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주님과 함께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영웅임을 알고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많은 업적을 남기고 싶어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사명을 맡긴 자에게서 어떤 업적을 구하지 않으심을 깨달았습니다. 그저 주님과 함께 사는 것 하나만 원하십니다.

주님은 “땅 끝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한 젊은 농촌 목회자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 떠날 수 없는 곳이 땅 끝입니다”라고 한 말이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누구도 가지 않으려는 곳, 얼른 떠나고 싶은 곳에서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하나님의 나라의 영웅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아프가니스탄, 예멘 같은 나라의 선교사는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그곳에서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하나님의 나라의 영웅입니다.
어려운 목회 현장에 있는 목회자들이 있습니다. 극히 위험한 상황의 선교 현장에 있는 선교사님들이 있습니다. 영적 싸움의 한복판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성도들이 있습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고통의 자리에서 신음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 형편에서 주님과 동행하며 하루 하루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응원합니다.
주님과 함께 있다면 살아만 있어도 영웅입니다.†

유기성 (목사)

선한목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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