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달러의 기적을 아십니까?”

잊지 못하는 사람들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세계 에이즈 지도자들 미팅에서 아시아 대표로 참석했다.

그의 삶에는 여러 은인들이 있다. 신앙적으로는 기도의 삼겹줄로 엮여 있는 부모님과 외할머니, 그리고 에드나 어머니가 계신다. 특히 에드나 어머니는 하나님과의 끈을 놓지 않게 만들었다. 처음 에드나 어머니를 만났을 때를 잊지 못한다.

1995년 여름이었다. 어머니의 나이는 우리 나이로 99세,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는 생각에 조 교수는 불쑥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네브래스카 주 세인트폴. 미국 유학 중일 때 여러 번 가겠다고 했지만 한사코 못 오게 해서 이번에도 간다고 하면 못 오게 할까봐 무작정 집으로 찾아갔다.
어머니는 2층에 계신다는데 왔다는 소식을 전했음에도 2시간 동안 감감무소식이었다.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미국 문화에 있어 무작정 찾아온 것이 실례가 아닐까, 혹시 어머니가 불쾌하신 것은 아닌가, 그래도 그렇지 40년 만에 아들이 찾아왔는데…’ 등등.
에드나 어머니는 2시간 만에 2층 난간에 나타났다.
“2층에 서 계시는데 그 빛이 너무 밝아 마치 천사가 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2시간 동안 무엇을 하셨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목욕하고 머리 다듬고 화장하고 빨간 립스틱을 바르시고 귀걸이, 목걸이를 하시고 예쁜 옷을 입고 빨간 구두를 신고 서 계셨습니다. 아들을 만나기 위해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단장하신 겁니다. 일주일간 어머니와 함께 지냈습니다.”
처음 어머니를 만났을 때 부자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녀의 마지막 직업은 편의점 직원이었고 태어나서 한 번도 비행기를 타 본적이 없는 미국의 소시민이었다. 45년간 매달 보내온 15달러는 그녀에게는 큰돈이었다. 어머니를 보고 알았다. ‘이런 것이 사랑이구나. 자신도 가난했지만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한 과부의 두 렙돈이었구나’ 하는.
한 번은 교수가 된 아들에게 왜 15달러를 계속 보내느냐고 물었다. 어머니는 미소만 지었다.
“처음에는 물질이 필요한 아이라 돕기 시작한 것이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일깨워주는 것이 진짜 목적이었던 것 같아요. 하나님이 저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확증시켜주고 15달러는 자신의 사랑이 변함없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노벨상 수상자인 바루크 블럼버그 박사다. 그는 간염 바이러스를 최초로 발견하고 백신을 개발한 인물이다.
“블럼버그 박사의 제안으로 함께 스탠퍼드 대학에 가게 됐습니다. 그가 제안하기를 시간의 60%는 세계적인 에이즈 대가인 토머스 메리건 교수와 보내고, 40%는 자기하고 보내자는 겁니다. 그런 분이 바이러스는 안 가르쳐주고 맨날 누굴 만날 때마다 저를 불러 같이 동석하게 했습니다. 교과서에서 볼 법한 노벨상 수상자들을 다 만났습니다. 그뿐입니까.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CEO, 유명 정치인, 경제인, 달나라에 갔던 우주인까지. 평생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세계적인 사람들과 만나게 된 것입니다.”
블럼버그 박사는 자신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조 교수의 생각과 사람의 지경을 넓혀준 것이다. 과학자인 그를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통섭형 인재로 바꿔줬다. 또한 1년간 메리건 교수와의 연구를 통해 에이즈 전문가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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