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대표의 차세대를 위한 성경적 성교육 <40> 청소년-성인을 구별하는 이유

작성일2021-04-01

김지연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가 지난 20일 전북 완주 이서중앙교회에서 열린 ‘온 가족을 위한 기독교 성가치관 교육’에서 강의하고 있다.

최근 미성년자에게도 성인만큼의 자기결정권을 주자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이름으로 청소년도 성적 자유를 누리도록 방임하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이는 학생조례에도 영향을 끼쳐 동성애 이성애 양성애 등 각종 성적 지향을 청소년의 권리로 인정하는 상황까지 왔다.(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5조)

성인을 압도하는 체구와 힘을 가진 청소년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평균 신장과 체중 등은 최근 크게 성장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1985~2019년 전 세계 193개국 6500만명 이상의 5∼19세 어린이 및 청소년의 키와 체질량지수(BMI) 등을 분석해 의학 저널 ‘랜싯’에 게재했다.

35년 전만 해도 한국 19세 평균 키는 세계 130위권 수준이었다. 이후 청소년의 신체 조건은 큰 개선을 이뤘고 최근에는 세계 60위권에 진입했다. 보고서는 중국과 한국에서 지난 35년간 청소년 평균 키가 가장 큰 개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미성년자는 여전히 성인의 보호와 보살핌, 훈육이 필요하다. 기독교 양육자들은 이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형사처벌을 받을 만한 죄는 지었지만 실제로 형사처벌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의 청소년을 촉법소년이라 한다. 최근 이 연령대의 범죄가 늘고 청소년 범죄로 보기 힘들 정도의 계획적 수법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촉법소년의 나이를 낮춰서라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성인만큼 준엄한 법의 잣대를 적용하지 않는 것은 청소년의 ‘미성숙함’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사회 지도자의 자리에 서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이 있기에 미성년자의 참정권에도 제한을 둔다.

심지어 성인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인생의 경륜과 지혜를 갖춘 나이가 됐을 때 입법자의 위치에 설 수 있도록 나이 제한을 두는 나라도 있다.

미국은 헌법상 하원의원이 되려면 최하 25세가 돼야 한다. 상원의원이 되려면 최하 30세가 돼야 한다. 성인 중에서도 어느 정도 사회적 경험과 사회 정치 경제 문화에 대한 통찰이 기대되는 나이에 이르렀을 때 입법자의 자리에 설 수 있다는 말이다. 입법이라는 중요 활동에서 충동과 호기심, 혈기가 충만한 인물보다 삶의 성숙, 노련미, 책임감 등을 두루 갖춘 인물이 적절하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성인이라 해도 나이를 기준으로 참여 및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마당에 10대에게 성인에 준하는 각종 성적 결정권을 주자는 발상은 매우 무책임한 사고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개인의 연수가 쌓여간다는 말은 물리적 나이만 누적됨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 개인의 경륜과 체험, 성찰이 함께 축적됨을 뜻한다. 그러므로 선거 연령 제한, 술·담배 이용의 제한, 형사처벌 제한 등 청소년에게만 적용되는 몇 가지 제한은 청소년을 차별하는 게 아니다.

대부분의 나라가 미성년자에 대한 처벌이 관대하다. 한국도 성인이었다면 무기징역형에 해당하는 중범죄를 저질렀어도 만 18세 미만의 소년에겐 무기징역형을 선고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미성년자의 경우 15년형이 법정최고형이다. 청소년이 미성숙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청소년에게 모든 성적 권리와 자유를 비판 없이 허용하고 권리를 확장하자는 시도는 매우 위험하다. 영국에선 10대가 술이나 담배를 소비할 선택권은 용인하지 않는다. 그런데 타고난 성별을 교체할 권리는 인정해 준다. 기괴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영국의 탈성전환 네트워크 리더인 찰리 에반스는 10대 때 성별 교체를 섣불리 결정했다가 큰 후회를 하고 진실을 알리는 운동에 힘쓰고 있다. 타고난 성별의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10대가 증가하는 영국의 현실을 알리고 있다.

물리적인 나이가 한 개인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절대 기준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은 그들보다 나이와 경륜이 많은 왕과 그 주변 권세자들이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신앙과 통찰력을 가졌다. 여호와를 아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며 인본주의 경륜이나 지혜와는 견줄 수 없는 가치를 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즉 나이와 상관없이 개인적 성숙도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연령에 따라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미성년자와 성인 간 차이를 둔다. 특히 청소년은 미성숙함 때문에 성인이 될 때까지 사회적으로 여러 제도를 통해 배려하고 보호한다. 기독교 양육자는 이런 점을 잘 인지하고 자녀들에게 바른 권리, 차별이 아닌 구분과 배려의 가치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71130

김지연 (대표)

이화여대 약대 졸업, 백석대 중독상담학 석사. 현 백석대 상담대학원 박사과정. 영남신대 대학원 특임교수(가족회복학),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이사, 저서 ‘덮으려는 자, 펼치려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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