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우 목사의 코로나19는 교회혁신의 기회다] <5> 교회 네트워크 구축이 ‘처치 이노베이션’이다

작성일2020-09-17

서울 좋은나무교회 성도들이 2018년 11월 전남 신안군 도초도 송치교회에서 어린이 전도를 위한 트램펄린을 설치한 후 함께했다. 좋은나무교회는 2016년부터 150여개의 농어촌교회에 트램펄린을 설치해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한국교회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최고의 기회다. 사랑의 네트워크가 형성되기 위해선 서로의 필요가 있어야 하는데, 섬기는 자와 섬김을 받는 자가 분명하게 생겼다.

예수님도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이 내 제자인 것을 알리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을 머리로 하는 우주적 교회가 왼손 교회의 아픔을 알고 오른손 교회가 사랑으로 서로를 돕는다면 세상 사람들도 ‘교회가 예수님이라는 전능자의 제자이구나’라고 평가하게 된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비판을 받았던 것은 서로 사랑하며 연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반성경적 세력들이 어둠의 그물을 치고 있는데도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둠의 세력이 교회를 게토화시켜 교회가 가진 무한한 능력을 본질이 아닌 다른 곳에 소비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교회는 “또 천국은 마치 바다에 치고 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과 같으니”(마 13:47) 말씀처럼 세상이라는 바다에 그물을 쳐야 한다. 깜깜한 방에 전등 스위치를 올려 빛이 들어오면 환해진다. 반면 스위치를 내리면 어두워진다. 우리는 서로 연합해 든든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예수 그리스도라는 ‘스위치’를 올려야 한다. 예수 영광의 스위치를 켜야 한다. 지금 그 스위치가 꺼지면서 원수 마귀가 사회 곳곳에 어둠의 네트워크를 드리우고 우리를 짓누르려고 한다.

2018년 여름 전남 비금도의 섬 교회를 80여명의 성도들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다. 교회에서 지내며 낮잠도 자고 운동도 했다. 해수욕장에서 수영도 하고 초저녁 그물을 이용해 고기도 잡았다. 섬마을 교회가 우리교회 성도들을 초청한 이유가 있다. 서울 좋은나무교회가 섬마을 어린이 전도를 위해 트램펄린을 비금도의 5개 교회에 설치한 적이 있는데 감사의 뜻으로 초청한 것이다.

이처럼 교회의 네트워크는 ‘주는 자’와 ‘받는 자’의 관계로 형성된다. 한쪽만의 필요가 있다고 생기는 게 아니다. 주는 자였던 예수님도 마찬가지였다. 제자들에게 한없는 사랑을 부어 주셔서 받는 자인 제자들이 성령체험을 하고 땅끝까지 복음을 전했다. 끝없는 순환과 번성으로 가치를 더해간다. 이처럼 한국교회도 코로나19로 인한 ‘가치 더하기 네트워크’(VAN, Value Added Network)를 세워야 한다.

코로나19는 한국교회에 천재일우의 기회를 주었다. 주는 자와 받는 자의 분명한 관계가 형성되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지금은 교회마다 경제적 여력이 조금 있어서 버티지만, 몇 달 후에는 도시지역 임차 교회들 먼저 영향이 나타날 것이다.

특히 성도들이 적은 교회는 예배를 제대로 드리지 못하면서 생명력을 잃고, 성도 이탈과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한 존립의 문제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많은 교회가 문을 닫게 될 것인데, 개인적으론 5000~1만 교회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이들 아파하는 ‘왼손’ 교회를 위해 재정이 넉넉한 ‘오른손’ 교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몸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줘야 한다. 왼손 교회는 너무 아파하는데, 오른손 교회가 본체만체한다면 예수님이 뭐라고 하실까.

우리는 서로 지체의식을 갖고 아픈 교회, 어려운 교회를 섬겨야 한다. 주는 교회는 교만할 일이 없고, 받는 교회는 겸연쩍어할 일이 없다. 주는 오른손 교회도, 받는 왼손 교회도 모두 예수님의 몸 된 지체이기 때문이다.

성도 수 200명이 넘는다면 1인당 5000원씩만 헌금해도 한 달에 1개 교회의 임차료를 지원할 수 있다. 2000명 교회라면 10개 교회는 넉넉히 섬길 수 있다. 조국교회를 살릴 수만 있다면 한 달에 커피 두 잔은 아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마음이 예수님의 몸 된 교회의 건강함으로 나타나 30배, 60배, 100배의 가치 더하기 네크워크가 형성될 것이다.

혹독한 경제적 어려움이 몰려오는 상황이다. 작은 교회는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한 교회가 다른 교회의 임차료를 어느 정도 회복될 때까지 책임지는 것이다. 국민일보 같은 공적 기관이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면서 연결해준다면 이 운동이 더욱 활발히 전개될 것이다.

현재 한국교회는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를 방어하느라 급급하다. 주도적으로 세상을 책임지기보다 소극적으로 세상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몸부림치며 존재의 정당성을 입증하려고 애쓰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교회의 주인 되신 예수님은 존재 자체가 영광의 위엄이신 분이다. 서로 주는 자와 받는 자가 되어 몸 된 네트워크가 이루어진다면 가치 더하기 네트워크가 될 것이다. 비로소 세상은 교회의 진정한 주되신 창조주 예수님을 보게 될 것이다.

성도 200인 이상의 ‘대형 교회’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가치 더하기를 이룰 때, 예수님의 말씀처럼 ‘세상 사람들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 것’이다. 예수님의 약속처럼 한국사회가 교회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경외하게 될 것이다. 그때 자연스럽게 어둠은 물러가고 교회는 등경 위의 등불처럼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비추게 된다. 그때 처치 이노베이션(Church Innovation), 교회 혁신이 이뤄진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40291

이강우 (목사)

전북대 건축과, 연세대 대학원 졸업, 합동신학대학원대 목회학석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IBM 근무. 현 서울 좋은나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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