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대표의 차세대를 위한 성경적 성교육 <35> 자녀 멍들게 하는 부부싸움

작성일2021-02-25

김지연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가 지난 13일 KAM선교회 주최 ‘2020 라이트하우스 기도회’에서 낙태의 문제점과 생명주의 성가치관을 설명하고 있다. 성도들은 화상회의플랫폼 줌으로 참석했으며, 영상은 홀리튜브 유튜브로 송출됐다.

기독 양육자가 아무리 풍부한 성경 지식과 성 지식으로 자녀를 가르쳐도, 삶과 동떨어져 있다면 아이들은 혼돈을 경험하고 영적 분열 현상마저 겪는다. 부부간의 잘못된 행동은 자녀가 부부와 가족, 자신에 대해 비뚤어진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성 가치관까지 왜곡시킨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기독교 성교육을 할 때 강조하는 것이 있다. 부부싸움 과정에서 그동안 쌓아온 성경적 성교육을 한 번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양육자들이 부부싸움을 할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다. 만약 자녀의 자아존중감과 결혼관, 성 가치관을 확실히 무너뜨리려면 다음과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된다.

첫째, 아이들 앞에서 큰소리로 부부싸움을 한다.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배우자의 과거 잘못까지 들춰내며 공격한다. 부부가 서로 인신공격을 일삼고 결혼 전 이야기까지 끄집어내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아이들은 생명의 근원인 부모가 자신을 욕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러면 아이들의 자존감이 추락하고 세계전쟁이 난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인다. 결혼은 후회할 만한 일이라고 아이들의 심령에 깊이 각인돼 결혼을 거부하는 비혼주의자로 성장할 것이다.

둘째, 배우자에 대한 비난만으로 멈추지 않는다. 배우자뿐 아니라 그 사람의 부모와 형제자매를 한데 싸잡아 헐뜯고 비난하면 부정적 효과가 더 크다. 특히 배우자가 그 부모의 단점을 얼마나 어떻게 닮았는지를 열거하면 더 좋지 않은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면 아이들은 그렇게 흠 많은 조부모 밑에서 자란 자기 부모의 성품에 대해 깊은 의구심을 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조부모나 부모를 닮은 자기 모습을 마음 깊이 미워하게 될 것이다. 생명의 근원인 부모가 또 다른 생명의 근원이 된 조부모를 비난하는 것을 자주 들으면 들을수록 아이들의 심령은 쪼그라들고 수치심으로 위축될 것이다.

셋째, 부부싸움이 끝난 뒤에는 아이들을 붙잡고 배우자를 몰래 헐뜯으며 부모 자식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이다. 자신은 옳고 배우자가 틀렸다는 것을 강조하며 아이들에게서 심리적 동의를 얻어 내는 것이 부정적 효과를 내는 최고의 방법이다. 자신의 철없고 미혹된 자아를 아이의 심령에 마구 쏟아 내고 속 시원하게 아이들을 이용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어떻게 될까.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부모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여길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부모를 닮은 자신을 수치스럽게 여기며 자책할 것이다. 왜냐면 분명 누군가가 자녀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기 때문이다. “넌 아빠를 그대로 닮았어.” “넌 엄마와 판박이구나.” 그 이야기를 들으면 부지불식간에 자녀의 자존감은 낮아지고 자학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결국, 자녀들은 성장한 뒤에도 부정적 자아를 갖게 된다.

넷째, 부부싸움을 요란하게 한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TV를 켜고 소파에 기대어 앉아 막장 드라마를 즐겁게 시청하는 것이다. 혹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온 가족이 먹을 음식을 요리하고 그것을 먹으라고 하는 것이다. 이때 배우자가 어디서 뭘 하든 신경 쓰지 않는 척하는 것이다. 애써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할 일을 하면 아이들은 부모의 싸움이 가정의 일상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젖을 것이다. 자녀는 분노가 들끓고 싸움이 그치지 않는 집에서 급기야 가출을 꿈꾸게 될 것이다.

다섯째, 부부싸움을 마치고 나면 각방을 쓰는 것이다. 배우자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라도 절대로 물러서지 말고, 누그러지는 마음을 다잡고 냉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자존심을 꺾지 않고 아이들에게 자신이 배우자 앞에서 얼마나 당당하고 꼿꼿한지를 보여 준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각방을 사용하는 부부관계에 사탄이 쉽게 틈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이들의 결혼관과 부부관을 효율적으로 무너뜨리는 비법이다.

이상 부부싸움 과정에서 아이의 결혼관 등 중요한 부분을 무너뜨리는 행태를 소개했다. 결혼은 단순히 두 사람이 같이 지내는 과정이 아니다. 연합해 한 몸이 되는 과정이다.

부부가 함께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며 연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평생에 걸쳐 진행할 작업이다. 신앙인끼리 결혼해야 하는 이유도 이 연합 때문에 그런 것이다.

부부로 살면서 때론 싸움이 있을 수도 있다. 이때 부부는 자녀에게 결혼과 가족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65421

김지연 (대표)

이화여대 약대 졸업, 백석대 중독상담학 석사. 현 백석대 상담대학원 박사과정. 영남신대 대학원 특임교수(가족회복학),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이사, 저서 ‘덮으려는 자, 펼치려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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