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취를 돌아보며
야망과 정욕에 이끌려 방탕한 삶을 살았던 어거스틴(354~430)이 카르타고를 떠나 로마로 향했습니다. 제국의 수도에 당도한 어거스틴은 기필코 성공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로마로 이주한 후의 그의 인생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어거스틴은 로마에서 1년 정도 머문 후 밀라노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명망 높은 교부 암브로시우스를 만나 복음을 받아들였습니다. 자신의 꿈을 좇아 스스로 정하고 떠난 인생길에서 하나님을 만나 변화됐던 것입니다.
자신의 야심에 이끌려 향했던 로마에서 하나님을 만난 어거스틴은 이때의 경험을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하나님은 나를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설득하기 위해 그리고 가르치기 위해 카르타고를 떠나 로마로 가게 하셨다. … 하나님은 내 영혼을 구원하시기 위해 내가 발 딛고 선 땅을 카르타고가 아닌 로마로 바꾸셨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뜻대로, 우리의 소원을 좇아 인생을 살아갈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을 붙들고 계시는 하나님은 우리가 스스로 원해서 떠난 인생의 자리에서 우리를 만나주십니다. 2021년의 마지막 달입니다. 지난 1년의 발자취를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내 의지대로, 내 바람대로 살았던 1년일지라도 그 테두리에는 하나님의 은혜의 흔적이 남아있을 것입니다.
잠언 16장 9절은 말씀합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야훼시니라.” 내 뜻대로 택한 인생길을 걸을지라도 그 발걸음 가운데 동행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한 해를 마무리해 봅니다.†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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