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볕 아래서 서로의 입장을 헤아려보기를
김진락 작가의 『야생마 길들이기』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마을에 새하얀 갈기를 휘날리는 멋진 백마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타고 싶어 했지만 말이 얼마나 날뛰는지 모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어느 날 한 왕자가 마을을 지나가다가 이 말 길들이기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왕자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습니다. 그는 말 등에 오르는 대신 한참 동안 말을 지켜보더니 군사들에게 천으로 햇빛을 가리게 했습니다. 그러자 말은 고분고분해졌고 왕자는 말 등에 올라탈 수 있었습니다.
말은 햇빛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놀라 날뛰었는데 아무도 그 이유를 몰랐고 또 알려고 하지도 않은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입장이 아니라 말의 입장에서 생각해본 왕자만이 그 이유를 알고 말과 교감할 수 있었습니다.
인도의 지도자 간디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만일 상대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아량을 베푼다면 세상의 비참함과 오해 중에서 4분의3은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지난달 대선을 치렀습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었든 아니든, 이제 모두가 하나 되어 미래를 향해 전진할 때입니다.
온 세상이 부활의 생명력, 따뜻한 봄기운으로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갈등과 반목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여전히 겨울의 끝자락에 머물러 있게 될 것입니다. 따뜻한 봄볕 아래서 내가 아니라 다른 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그럴 때 우리 사회는 보다 행복해지고 보다 따뜻해질 것입니다.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엡 4:2~3).†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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