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원로들 “기독교, 교회 밖 세상 품을 때 통합의 도구 가능”

작성일2022-01-14

류영모(오른쪽)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신앙적 정체성은 충실히 지키되 종교만을 위한 종교가 아니라 세상을 품는 그리스도인이어야 한다.”

박종화 경동교회 원로목사는 13일 사회 통합과 화합을 위한 기독교계의 역할을 설명하면서 교회 밖 세상에 대한 배려와 포용을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개신교를 포함한 7대 종단 지도자들을 만나 “국민들 사이에 지나친 적대와 분열을 치유하는 것은 정치가 해냈어야 할 몫이지만, 저를 포함해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면서 “통합의 사회를 위해 종교 지도자들이 잘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발언은 대통령의 자성인 동시에 종교계도 제 역할이 미진했다는 평가로 풀이된다. 특히 오는 3월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6월 전국지방선거를 앞두고 종교계가 사회 통합의 불쏘시개가 되어 달라는 요청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이에 대해 박 목사는 “종교는 항상 사회성과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이 같은 특성을 망각하면 정체성이 죽는다”면서 “세상과 동떨어진 기독교가 아니라 세상에 구원을 선포하는 마음을 사랑과 행동으로 펼칠 때 통합과 화합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이사장인 안재웅 목사는 “최근 몇 년간 일부 극우 기독교 단체와 인사들의 비상식적인 행태가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유발했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교계 지도자들은 신중하고 절제된 언행에 각별히 유의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구순이 넘은 림인식 노량진교회 원로목사는 “특정 이념과 사상에 휩쓸려 기독교 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막아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까지 배척해서는 우리 사회의 화합과 화해를 끌어낼 수 없다. 그들을 대화하는 대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대선을 앞두고 이념·정파 간 대립에 상대방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거세지는 분위기에 안타까움을 내비친 것이다.

사회 통합에 기여하는 필수 요건으로는 섬김을 꼽았다.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사회와 교회가 함께 동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일에 교회가 동참할 때 사회 통합은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면서 “주위에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이나 요즘 같으면 코로나19 방역에 교회가 적극 동참하는 것, 또는 선거에서 공정 선거를 위해 힘쓰는 일도 교회와 사회가 건강하게 화합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27523&code=23111111&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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