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입국 거부 당한 선교사님 오세요”
작성일2020-05-22

웨슬리사회성화실천본부(실천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경기도 영광제일감리교회에서 아펜젤러기념 3호 선교관 개관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실천본부 제공
동남아시아 M국에서 사역하던 황믿음(가명·51) 선교사는 지난달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 급히 한국행 전세기에 몸을 실었다. 부인과 세 자녀도 동행했다.
고국으로 돌아간다는 기쁨은 길지 않았다. 머물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가격리를 위해 한 기업이 운영하는 선교사 게스트하우스만 예약해 둔 상태였다. 격리를 마친 후에는 친척 집이나 모텔을 전전할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황 선교사는 21일 “동료 선교사 자녀가 감리교웨슬리하우스에 머물고 있다며 연락해 왔다”면서 “알려준 전화번호로 전화 한 통 했는데 바로 숙소를 배정받을 수 있었다. 그때의 기쁨을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며 반색했다.
감리교웨슬리하우스는 웨슬리사회성화실천본부(대표회장 홍성국 목사)가 선교사와 그 가족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숙소다. 필요한 만큼 무기한 이용할 수 있다. 신청하면 차량도 무상으로 이용 가능하다.
황 선교사는 웨슬리하우스의 경기도 용인 선교관에서 지내고 있다. “선교지가 정상화되기 전에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다행히 웨슬리하우스에서 계속 머물러도 된다고 배려해 줘 마음 편히 있습니다. 한국 선교사가 2만명에 육박하는데도 선교사를 위한 인프라가 상당히 부족합니다. 코로나19 같은 상황이 생겨 한국에 오더라도 사실 갈 곳이 없습니다. 웨슬리하우스가 감사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이들도 온라인 수업을 편하게 받을 수 있는 환경이어서 너무 좋습니다.”
황 선교사는 “어서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선교지로 돌아가 교우들을 만나고 싶다”면서 “그때까지 쉬면서 사역 준비를 잘하겠다”고 밝혔다.
서남아시아 N국에서 사역하는 조병삼(가명·42) 선교사도 용인 웨슬리하우스에서 지내고 있다. 조 선교사도 지난달 12일 전세기로 N국을 빠져 나왔다. 한국에서 지낼 숙소를 찾던 조 선교사는 열 군데나 되는 선교사 숙소에 연락했지만 빈 곳이 없다는 소식만 듣고 낙담했다. 열한 번째 만난 곳이 웨슬리하우스였다.
그는 “열 곳이나 연락해 봤는데 빈자리가 없었다”면서 “우연히 아내가 검색하다 웨슬리하우스를 찾았고 연락 드려보니 당장 오라고 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웨슬리하우스가 없었다면 어머니와 좁은 집에서 함께 지낼 뻔했다”면서 “선교사들을 위해 이렇게 편한 선교관이 준비돼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실천본부의 사역이 더욱 확대돼 이런 공간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면서 “한국교회를 성숙시키는 사역”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선교사 게스트하우스는 2주 정도 지낼 수 있다. 한 달에 두 차례는 새로 머물 곳을 구해 짐을 싸야 한다. 장 목사는 “물론 그런 숙소가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라며 “하지만 짐을 풀 수는 없다. 2주 지나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웨슬리하우스처럼 선교사가 원할 때까지 머물게 해 주는 곳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교단과 선교단체가 이런 사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교단이나 선교단체가 해야 할 일을 실천본부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더 큰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런 사역이 결국 선교지를 풍성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웨슬리사회성화실천본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만사형통 384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1만4명의 후원자가 선교사 쉼터를 위해 매달 1만원을 후원하는 공익 캠페인이다. 실천본부는 후원에 참여하는 가족을 ‘만사만족’으로 부른다.
실천본부는 16채의 선교관과 10대의 차량을 확보해 선교사들에게 무상 제공하고 있다. 선교사들은 무기한 선교관에서 머물 수 있다. 현재 이곳에는 코로나19로 선교지 입국을 거부당한 선교사 61명이 머물러 있다. 선교관 사용 신청은 감리교웨슬리하우스 홈페이지(wesleyhouse.kr)로 하면 된다.
◇후원계좌: 국민은행 233001-04-329014 (예금주: 웨슬리사회성화실천본부)
◇후원문의: 1588~0692 (가족·단체 참여 가능)
◇성금 명단
△한빛기도원교회 118만원 △우경순 100만원 △토론토강림교회 84만3170원 △박성주 30만원 △지인옥 20만원 △신화심 16만원 △단비말로니, 소영봉, 송미화, 자엘말로니 각 12만원 △김경옥, 윤인선 각 10만원 △명지혜, 백규현, 이병옥, 장총관, 조승현 각 5만원 △이미세, 최해숙, 박희순 각 3만원 △권경문, 사랑, 이낙희, 장현정 각 2만원 △강길연, 강정복, 강혜운, 구명숙, 김단비, 김동호, 김명래, 김명지, 김유일, 김윤금, 김해옥, 노숙희, 대구미래교회, 류민석, 류지나, 몽골연경남선교사, 박남웅, 박연수, 박호진, 박화숙, 배기연, 서병문, 손동찬, 신정식, 안대영, 연용제, 최범천, 원정임, 원충연, 윤석경, 윤장한, 이덕주, 이도영, 이루리, 이미경, 이원자, 이진석, 이춘명1, 이춘명2, 이하영, 정선희, 조경순, 조대성, 조인순, 조철숙, 주영진, 차윤경, 최동훈, 최정순, 최정아, 하정완, 한기종 각 1만원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38822&code=23111114&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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