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없이 찾아오는 콩팥암…담배가 독

작성일2022-06-19

서울아산병원 제공

18일은 세계 신장암의 날이다. 국내 10대 암 중 하나인 신장암은 신장(콩팥)의 여러 부분 중에서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들어 내는 ‘신 실질’에 생기는 암이다.
중앙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9년에만 6026명의 신장암 환자가 새로 발생했으며 전체 암의 2.4%를 차지했다.
다른 암에 비해 빈도가 비교적 낮고 완치율이 84.7%(2015~2019년)를 넘어 ‘착한 암’으로 불린다. 서준교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1960~70년대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는 영상장비가 발전하고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50대 이하에서도 발생률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흡연, 남녀 모두에 위험요인
신장암 발생의 위험인자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흡연이다. 흡연력이 있는 경우 일반인에 비해 1.5~2.5배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하루 한갑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남성 흡연자의 경우 약 2배, 여성 흡연자는 약 1.5배 위험도가 증가한다. 신장암 환자 중 남자의 경우 20~30%, 여자의 경우 10~20%가 흡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연하고 10~15년이 경과하면 위험도가 15~30% 정도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신장암의 10~20%는 고혈압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간 고혈압에 노출된 사구체(소변을 걸러내는 조직) 등에 병적인 변화가 발생함으로써 이차적으로 여러가지 성장인자의 분비, 사구체의 발암 물질에 대한 민감도 변화 등에 의해 신장암이 발생하며 혈압이 내려가면 신장암 위험도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음식물의 경우 특정 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과다 섭취와 신장암과의 관계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고칼로리 음식 섭취는 신장암 위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만은 신장암 위험을 높이고 과일이나 채소류, 저칼로리 식이는 위험도를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옆구리 통증 등 있으면 이미 ‘진행 상황’
신장은 복막 뒤쪽에 분리돼 위치하고 있어 암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 교수는 “과거 전형적인 3대 증상으로 생각했던 옆구리 통증, 소변에 육안으로 확인되는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 배에서 혹 덩어리가 만져지는 등의 증상은 매우 심한 신장암 환자에게만 관찰된다. 조기에 진단되는 환자들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신장암은 방사선이나 항암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복부 초음파가 가장 효율적인 조기 진단법. 실제 건강검진 프로그램과 복부 초음파가 보편화되면서 신장암 조기 진단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초음파를 통해 비정상적인 모양의 혹이 관찰되면 CT를 통해 신장암으로 의심되는 혹의 크기, 위치, 개수, 주변 장기와의 관계, 전이 유무 등을 정확하게 평가하게 된다.

신장암은 바늘로 몸 속 조직 일부를 흡입해내서 얻은 조직으로 현미경 검사를 시행하는 ‘세침흡입생검’은 거의 시행하지 않는다. 신장암은 내부가 불균질한 덩어리라서 조직검사 시 충분하고 정확한 조직을 얻기 어렵고 신장암을 감싸고 있는 피막이 바늘에 의해 터지면 종양 세포가 흘러나와 바늘을 따라 파종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장 완전제거만이 능사 아니다
과거에는 신장암이 발생하면 한쪽 신장을 완전히 제거하는 ‘근치적 신절제술’만이 효과적이며 안전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암 재발률과 전이율 등에 대한 많은 연구 결과들이 축적되면서 암이 생긴 부위만을 일부분 제거하는 ‘부분 신절제술’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특히 부분 절제가 만성 신부전 위험성이 낮고 이에 따른 이차적인 심혈관질환 및 사망률 등도 현저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 작은 크기의 신장암 환자에게는 부분 신절제술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신장암의 위치와 크기, 혈관과의 관계, 주변 장기와의 관계 등에 따라 개복, 복강경 혹은 로봇 수술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크기가 작은 초기 신장암에서는 절개 부위가 작고 회복이 빠른 로봇 부분신절제술이 효과적이다.

신장암의 크기가 작고 전이되지 않은 경우, 고령인 경우, 다른 심각한 전신질환이 있어 전신 마취를 통한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비수술적 방법인 ‘고주파를 이용한 침절제술’을 할 수 있다. 고주파 열을 전달하는 침을 찔러 넣어 암을 녹이는 방법으로, 수술로 완전 절제하는 것에 비해서는 재발률이 조금 높으나 비교적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과거에는 신장암에 방사선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체부정위방사선요법(Stereotactic Radiation Therapy)’ 기술을 통해 원발암과 전이된 신장암을 국소 제거하는 게 가능하다. 특히 고령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궁극적으로는 암이 발견될 당시 환자의 전체적인 상태를 고려해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전이가 발생한 신장암에는 표적 항암제가 치료에 이용되고 있으며 수술 치료와 병합한 다양한 방법으로 1·2·3차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기존 항암제에 비해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이는 방법으로 새로운 표적 항암제와 면역 항암제 등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개발이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면역 항암제가 전이성 신장암 환자에서 효과를 보여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추세다.

#초기 진단 시 5년 생존율 90%…4기 땐 20%
신장암의 예후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진단 당시의 병기다. 병기에 따라 예후를 비롯해 완치율 및 생존율이 크게 달라진다. 초기인 1기에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약 90%에 이르지만, 4기에 발견되면 다양한 치료를 모두 다 시행해도 최대 20%, 평균 생존 약 2~3년 정도로 예후가 매우 나쁘다.

서 교수는 “신장암 치료 후 재발은 대개 1~2년 뒤 잘 발생하지만, 10~15년 뒤에도 전이나 재발이 발생할 수 있어 5년 이상 장기 추적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신장에 국한된 암에서도 5~40%까지 전이나 재발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장암 예방을 위해 평소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 금연하는 것이 중요하며 고칼로리 음식을 피하고 균형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또 신장암은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복부 검진을 받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받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장암 예방 4가지 생활수칙>
-담배 피우지 않기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체중 관리
-고칼로리 음식은 지양, 균형 잡힌 식사하기
-정기적인 복부 초음파 검사로 신장 건강 체크하기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7189678&code=61121911&sid1=lif&sid2=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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