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원숭이두창 비상사태 검토… 23일 긴급회의”

작성일2022-06-16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 중이다. 사진은 원숭이두창 양성 음성 판단 여부. 연합뉴스

올해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39개국에서 1600여명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거세지자 세계보건기구(WHO)는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 검토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국제보건규정에 따라 오는 23일 긴급위원회를 소집해 원숭이두창이 PHEIC에 해당하는지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HEIC는 WHO가 가장 심각한 전염병의 경우에만 사용하는 규정으로 지금까지 모두 6차례 선포됐다. 현재 적용되는 건 코로나19와 소아마비다.

PHEIC가 선포되면 각국은 WHO의 주도로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공중보건 조치를 강화한다. WHO는 각국에 출입국 제한을 권고하고, 국제의료기관 인력을 백신 개발에 투입할 수 있다.

다만 국제법상 조약인 WHO 국제보건 규정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지만 처벌·강제 규정은 없어 권고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도 있다.

14일(현지시간) 기준 39개국에서 1600명의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전자현미경으로 바라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연합뉴스

WHO가 PHEIC를 검토하는 이유는 사태의 심각성 때문이다. 원숭이두창은 중앙아프리카·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발병했지만 이날 현재 유럽·미국 등 총 39개국에서 확진자 1600여명, 확진 의심자 1500여명으로 확산됐다.

브라질에서는 원숭이두창 관련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WHO는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만약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아프리카 지역 외에서 발생한 첫 사망 사례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바이러스가 비정상적으로 확산해 더 많은 국가가 영향을 받고 있다”며 “대응 강화를 위해 국제적 공조가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WHO가 원숭이두창 백신 접종에 대해 권고하지 않았다. 시진은 지난해 코로나 19 백신 접종 모습. 뉴시스

하지만 WHO는 임상데이터 부족을 이유로 원숭이두창 예방접종 권고에는 선을 그었다. 대신 감염자 감시와 접촉 추적 및 격리 방식 활용을 권고할 계획이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천연두 백신이 원숭이두창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임상데이터는 제한적이고 공급량에도 한계”라며 “백신 사용 여부에 대한 모든 결정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개인과 의료 제공자가 사례별 위험·편익 평가에 기초해 공동으로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WHO는 임상데이터 확보를 위해 백신 접종 국가에 접종 결과 공유를 요청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백신과 관련한 WHO의 임시지침문서가 발행된다.

코로나19 백신 생산 초기처럼 품귀 현상, 특정 국가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덴마크 제약사 바바리아 노르딕의 천연두 백신 ‘진네오스’만이 유일하게 원숭이두창 백신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백신은 필요한 모든 곳에서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백신과 치료에 대한 공정한 접근 메커니즘 개발을 위해 회원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찬규 인턴기자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7180119&code=61131111&sid1=lif&sid2=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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