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이하 독감 백신 되는 곳 좀…” 병원 찾는 엄마들

작성일2020-10-16

경기도 광주에 사는 학부모 A씨는 초등학생 아들 독감 예방접종을 하려고 근처 병원에 전화했다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중고등학생 접종이 시작됐고 12세 이하 무료독감 백신은 없다”는 것이었다. 지난달 백신 상온 노출 사태로 독감 맞히는 시기를 기다리다 ‘13세 이상 접종’ 기사를 보고서야 무료 접종이 다시 시작된 것을 알았는데 이번엔 만 12세 이하 접종 시기가 지나서 안 된다는 얘기였다. 몇몇 병원에 더 전화를 돌렸지만 “백신이 없어서 못 맞는다”는 답은 같았다. 지역 맘카페에 들어가보니 비슷한 경험을 한 엄마들이 접종 가능한 병원 등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A씨는 “카페에서 찾은 병원에 전화했는데 당일 분량은 다 떨어졌다고 해서 내일 일찍 전화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만 13~18세 이하 청소년 대상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일선 병원에서 백신 부족으로 앞서 시작된 만 12세 이하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4일 맘카페와 지역 커뮤니티 등에는 “병원에서 백신이 없어서 접종이 안 된다고 했다” “12세 이하 무료 접종은 끝났다고 유료만 된다고 한다”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여러 곳에 전화를 돌린 끝에 접종이 가능한 병원, 불가능한 병원 등 정보를 공유하는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무료 백신 접종에 차질을 빚고 있는 대상은 생후 6개월에서 만 12세 이하 어린이다. 질병관리청은 백신 상온 노출 사고 이후 지난달 25일부터 만 12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에 대해서만 상온 노출 의심 물량과 다른 유통 과정 제품을 사용해 무료 접종을 시작했다. 그러나 사고 관련 검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상당수 대상자는 불안감에 무료 백신을 맞는 것을 주저하고 있었다.

사고 이후 질병청이 공식적으로 접종 재개를 알린 것은 지난 13일 청소년 대상 접종 발표가 처음이다. 만 12세 이하 대상자들의 백신 접종 문의가 함께 몰린 것은 이 때문이다. 질병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 등을 고려해 접종자가 몰리는 것을 예방하고자 연령별로 무료 접종 시기를 구분해 가급적 해당 시기에 접종해줄 것을 권했지만 해당 시기가 지났다고 접종이 불가한 것은 아니다.

정부는 항체 형성 시기 등을 고려해 무료 접종 지원사업 기간을 오는 12월 31일까지로 정했다.

만 13세 이상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고 해서 그전 어린이 무료 접종이 끝났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인 셈이다.

현재 접종 차질은 연령별 백신 공급 방식이 달라서 생긴 일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만 13~18세 백신은 정부가 업체와 조달 계약을 맺어 각 의료기관에 백신을 공급하는 반면 만 12세 이하는 의료기관이 백신을 구매해 접종한 후 정부에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질병청은 “일부 의료기관에서 백신을 자체 조달하는 과정에서 기관별 편차가 발생해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이번 주까지 대부분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5106657&code=61171911&sid1=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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