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코로나, 증상으로 구분 어렵다…백신 꼭 맞아야”

작성일2020-09-10

경북 김천시에서 운영되는 워킹 스루 및 드라이브 스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 연합뉴스

방역 당국이 가을·겨울철을 앞두고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나섰다. 초기 증상이 비슷한 독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뒤섞일 경우 방역체계에 혼란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독감을 최대한 막아야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무료 국가예방접종 대상자를 지난해 1381만명에서 올해 1900만명으로 대폭 확대했고, 지원하는 백신 역시 기존 3가에서 4가로 변경했다.

전문가들 역시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비슷한 2개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 위험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코로나19와 독감은 의료진도 증상만으로 구분이 어렵다”며 “두 개가 동시에 유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독감 백신을 꼭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독감과 코로나19의 유사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독감과 코로나19는 모두 RNA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병하는 호흡기 감염 질환으로, 발열·인후통·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구분이 어렵고, 고령자나 만성병 환자의 경우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과 사망 위험이 높다. 전파 경로도 비말전파, 접촉 전파, 환경오염 전파 등으로 유사하다.

다른 점이라면 독감은 치료제와 예방 백신이 있지만 코로나19는 둘 다 없다. 또, 코로나19가 독감보다 잠복기가 길다. 코로나19는 잠복기가 2~14일이지만, 독감은 하루에서 3일 정도다. 잠복기 전파력의 경우 독감도 증상 시작 하루 이틀 전부터 전파력이 있으나, 잠복기 무증상일 때 코로나19의 전파력이 더 높다. 고위험군도 독감은 고령자, 만성병 환자, 영유아, 임신부이지만 코로나19의 경우 영유아와 임신부가 아직까지는 중증이 아닌 경증으로 나타난다.”

-올해 독감 예방접종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코로나19와 무관하게 독감은 매년 유행한다. 1년에 2000~3000명의 고령자 또는 만성병 환자가 독감이나 독감에 의한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더라도 독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코로나19와 독감을 증상으로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해야 확인이 된다. 의사들이 타미플루(독감 치료제)를 처방해야 할지, 격리를 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코로나19 환자와 독감 환자가 같은 병실에 입원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코로나19 방역에만 집중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독감의 유행을 최대한 막아야 하는데,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면 감염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트윈데믹 가능성이 어느 정도일 거라고 예상하나.

“독감은 매해 유행해왔고, 코로나19는 가을·겨울에 크게 확산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하나도 막기가 쉽지 않은데 독감까지 유행하면 재앙 수준일 거라고 본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독감 예방접종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 다만 올해 초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보통 4월까지 유행하던 독감이 2월에 끝났다. 이번에도 거리두기와 개인 위생수칙을 잘 지키면 2월처럼 독감이 유행하지 않거나 아주 미미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최악의 경우 두 개 다 유행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접종 시기는 언제가 좋을까.

“독감 백신 효과는 2주 후부터 나타난다. (유행 시기를 고려하면) 10월 내에 맞는 것이 가장 좋다. 또, 독감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매년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를 예측해서 만들어지는데 실제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일치하지 않을 경우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독감 바이러스는 변이도 잦아서 매해 새로 접종받는 것을 권장한다. 덧붙여 건장한 성인이라도 독감 백신을 맞는 게 좋지만 공급물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고위험군부터 받아야 한다.”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독감 백신을 맞는다고 하더라도 100%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또, ‘독감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도 예방할 수 있다’ 등의 잘못된 정보가 많이 공유되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검사 키트도 하루빨리 공급돼야 한다. 그래야 검사 결과에 따라 타미플루를 처방하거나, 폐렴 등 (독감) 중증 증세가 있으면 입원을 시키거나, 코로나19일 경우 격리할 수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990936&code=61171911&sid1=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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