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호흡·비말 차단… 폭염 속 ‘덴탈 마스크’ 더 효과

작성일2020-08-25

무더위 속에서 코로나19 감염 차단 마스크를 장시간 쓴 채 일상생활을 유지하기가 힘겨울 수 밖에 없다. 비말 차단과 함께 호흡이 편안한 마스크를 골라 꼭 필요한 곳에서 올바르게 착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하면서 전국 대유행의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손씻기(손세정)와 함께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서울시는 23일 자정부터 실내외 모든 곳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최근 미국치과협회 연구에 따르면 마스크 없이 코로나19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접촉할 경우 옮을 확률이 무려 90%이지만, 둘 다 착용하면 감염률이 1.5%로 뚝 떨어지는 걸로 나타났다. 비감염자만 마스크를 착용해도 감염률은 70%로 떨어지고 감염자만 마스크를 썼을 경우 5%로 크게 낮아졌다. 코로나19는 감염자의 비말(침방울 등)로 전파되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면 당연히 감염 확률이 감소하게 된다. 다만 지금처럼 폭염이 계속되는 날씨에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게 답답하고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선 장시간 써도 불편함이 없는 마스크를 선택해 올바르게 착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덴탈 마스크, 효과와 착용감 ‘굿’

마스크를 고를 때는 두 가지 요소를 감안해야 한다. 비말이 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와 편안한 착용감이다.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미나 교수는 24일 “편안한 착용감은 통풍이 잘 돼 상시 착용해도 호흡에 문제없이 안전한가를 의미한다. 결국 유효성과 안전성의 균형을 갖춘 마스크를 고르는 게 좋다”면서 “그런 점에서 수술용(덴탈) 마스크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덴탈 마스크는 마스크 안과 겉장 사이에 황사 마스크와 같은 재질의 필터가 속감으로 들어있어 비말이 마스크를 잘 통과하지 못한다. 말하거나 기침하면 침방울은 운동성을 가진 비말이 된다. 야구공이 날아가서 펜스에 부딪히는 순간 바로 떨어지는 것처럼, 비말의 운동성도 마스크에 닿으면 사라진다. 덴탈 마스크가 얼굴에 완전히 밀착되지 않아도 비말을 막을 수 있는 원리다.

장기간 착용하고 숨 쉬기에도 적합하다. 덴탈 마스크를 모델로 일반인이 사용하도록 만든 ‘1회용 마스크’도 3겹이고 방수층이 있어서 비말 차단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다.

흔히 덴탈 마스크 보다 KF94, KF80 같은 고성능 마스크가 감염병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KF94 마스크는 0.4㎛(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 입자를 94% 차단하며 KF80 마스크는 0.6㎛ 크기 입자를 80% 막아준다. 덴탈 마스크와 비말 차단 마스크는 0.6㎛ 크기 입자를 55~80% 정도 걸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F94나 KF80 마스크의 경우 밀착도만 잘 유지하면 착용자의 비말이 마스크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게 포획해 두는 기능이 뛰어나다. 하지만 이런 고효율 마스크를 지금처럼 무덥고 습한 날씨에서 오랫동안 쓰고 다니기란 건강한 일반인도 쉽지 않다.

갑갑해서 코와 입을 내놓고 턱에만 걸치거나 아예 벗어서 손에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착용감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고성능 마스크를 정확히 밀착해 쓰지 않을 거라면 비말 차단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또한 황사 차단 목적으로 나온 마스크이다 보니 내부 공기정화 필터(헤파필터)가 습기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기침할 때 나오는 침방울에 의해 마스크가 젖어 단시간에 필터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필터가 망가지면 호흡 곤란이 생길 수 있다.

면 마스크는 덴탈 마스크에 비해 비말 차단 효과는 적다. 다만 마스크를 쓰는 목적 중 하나가 오염된 손으로 코와 입을 만지는 걸 피하는 것이므로, 대중교통 등 사람이 밀접한 곳에서 마스크를 장시간 써야 한다면 덴탈 마스크 대신 면 마스크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마스크 쓰기의 장점을 살리려면 사람이 밀집한 야외에서 모자와 선글라스를 함께 착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직사 광선과 자외선을 차단할 뿐 아니라 비말이 눈에 튀는 것까지 방지한다. 코로나19와 열병(온열질환), 자외선에 의한 눈·피부 손상까지 막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만 폭염 속에 모자를 쓰면 땀이 많이 날 수 밖에 없다. 탈수 위험을 막으려면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야외로 나갈 땐 항상 물을 챙기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꼭 필요한 곳에서 올바로 착용해야

마스크는 코와 입을 포함해 얼굴을 많이 가릴수록 비말이나 손접촉을 차단하는 효과가 크다. 덴탈 마스크라면 주름을 쫙 펴서 쓴다. 마스크 윗단을 눌러 콧등 모양으로 잡아주면 마스크가 흘러내리지 않는다. 잠시 벗어야 하는 경우 이어링을 잡고 벗는다. 마스크 안과 겉은 만지지 않는다. 다시 착용할 때도 이어링만 잡아서 낀다. 면 마스크라면 깨끗하게 세탁해서 여러 개 휴대하고 자주 교체해서 쓰면 위생적이다.

밀집도가 현저히 낮아서 2m 이상 거리 두기가 충분한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잠시 벗고 편히 호흡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교수는 “비말 전파 위험이 적은 야외에서 폭염이 지속되는데도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면 호흡곤란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마스크 착용이 반드시 필요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스크 착용이 불가한 운동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면 어떤 종류의 마스크를 쓰더라도 호흡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열 발산을 차단하기도 한다.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운동이나 동거 가족 외 타인과 신체 접촉이 발생하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요즘 같은 시기에 어린이와 노약자, 만성 질환자들은 장시간 마스크 착용이 더 힘들 수 있다. 특히 2세 미만 영아는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에 문제가 생겨도 스스로 의사를 표현하거나 조절할 능력이 없어 위험할 수 있다. 보호자의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 가급적 마스크 착용을 줄일 수 있도록 밀집된 실내 방문을 최소화해야 한다.

호흡 기능이 약한 노약자나 만성 폐질환자도 장시간 마스크 착용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마스크를 2~3시간씩 끼고 있어야 하는 장소 방문을 삼가야 한다. 김 교수는 “호흡기와 크게 관련없는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을 앓는 만성 질환자에게는 마스크 착용이 크게 위험하지는 않으나 폭염이 지속되는 시기엔 마스크를 썼을 때 호흡에 불편함이 없는지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52692&code=14130000&sid1=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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