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기승…덥다고 갑자기 찬물 샤워 “심장에 무리”

작성일2020-08-21

30도를 넘는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요즘 같이 무더위가 계속되는 여름철은 일교차가 큰 환절기나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 못지않게 심혈관 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덥다고 갑자기 찬물로 샤워하는 등 급격한 체온변화를 주게 되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기온이 섭씨 32도 이상으로 오르면 심근경색 환자는 20%, 뇌졸중 환자는 66% 증가한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기온이 올라가면 사람 몸은 열을 발산하기 위해 말초혈관을 확장시키며 땀을 흘리게 된다. 그렇게 확장된 말초혈관으로 피가 몰리면서 혈압이 떨어진다. 이럴 때 심장은 피를 몸에 공급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한다. 이로 인해 심장박동 수가 빨라지고 심근수축이 증가하는 등 심장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폭염은 특히 심혈관 질환에 치명적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더위로 인한 질환 발생 예방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미국심장학회(AHA)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32도 넘게 올라가면 뇌졸중 환자는 66%, 심근경색 환자는 20%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뇌졸중과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더위가 심해지는 7월에 가장 많았고 이는 한 겨울인 1월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는 20일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체온이 상승했을 때 피부 혈류량을 늘리기 위해 심박출량을 증가시키는 능력이 떨어져 있다. 따라서 온열질환에 걸리기 쉬우며 덥다고 갑자기 찬물로 샤워하는 등 급격한 체온변화를 주게 되면 심장에 무리가 가니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심혈관질환이 있을 때 탈수로 인한 혈액농축은 심혈관계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기에 평소 충분히 물을 마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강한 생활습관 병행도 필수적이다. 보건복지부의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9가지 생활 수칙’에 따르면 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은 하루 한두 잔 이하로 줄이도록 한다.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되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섭취한다.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며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정기적으로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을 측정하고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다면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 시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저용량 아스피린은 심혈관 질환을 경험한 적 없는 고위험군(허혈성 심장질환 가족력,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당뇨병 등 복합적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에서 1차적으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해 주는 효과와 이미 심혈관 질환을 경험한 환자에서 혈전(피떡) 생성 억제를 통해 심근경색, 뇌경색 등의 재발과 사망을 막아주는 ‘2차 예방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 심혈관 질환 체크리스트 등을 통해 자신이 고위험군으로 생각한다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고려할 수 있다. 정 교수는 “폭염으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면 혈액 농도가 짙어지고 그로 인해 생긴 혈전으로 심장의 관상동맥 혈관이 막혀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갑자기 발생한 흉통이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심해진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심혈관 질환 재발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은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전문의와 상담 없이 아스피린 복용을 끊거나 용량을 조정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심장학회 연구 보고에 따르면 환자들이 아스피린을 복용하다 중간에 중단하면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사람보다 3년 이내 심장 발작 또는 뇌졸중을 겪을 확률이 37%나 높은 ‘리바운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926426&code=61121111&sid1=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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