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 ‘전광훈 이단 옹호’ 확정 1년 유보…

작성일2020-10-22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이단 옹호에 관한 연구 보고서는 그대로 받되, 확정은 전 목사 소속 교단의 조사위원회 조사를 본 뒤 결정하도록 1년 유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는 20일 충남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열린 제70회 총회 정책총회(사진)에서 기존 보고서 결론을 약간 변경해 이 같은 수정안을 내놨다. 애초 이대위는 1년간 연구 끝에 전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있는 이단옹호자로 규정함이 가한 줄 안다고 보고서에 적시했다. 결정을 1년 유보한다는 말은 없었다.

이대위의 이런 결정에는 지난달 24일 부회를 거치며 신학교육부와 고신총회 임원회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신총회 이영한 사무총장은 “전 목사에 대한 이대위 보고서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전 목사 측으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았다”며 “전 목사 교단인 예장대신 복원 측에서도 자체적으로 전 목사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 중이니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결의를 유보해 달라고 공식 요청해왔다. 이런 내용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대위 역시 총회 때 같은 내용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신이 정치적 판단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목사를 이단옹호자로 결의하는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전 목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고신 내부에서도 팽팽히 갈렸다”며 “이대위도 이런 사정들을 고려해 한발 물러선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총회에서도 전 목사의 이단옹호자 규정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고신의 정체성을 위해서라도 전 목사를 이단옹호자로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한 목사는 “이단이면 이단이고, 아니면 아니지 이단옹호라는 말은 무슨 말이냐”며 “이단성을 논의할 때 명확한 근거를 갖고 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정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설전이 오갔지만 예장고신은 이대위의 보고를 받아들였다. 예장고신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이단옹호단체로 규정했고, 전 목사에 대한 이단성 문제는 1년 뒤 확정하기로 했다. 전 목사 관련 안건은 이렇게 일단락됐지만, 반쪽짜리 결론에 잡음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건이 통과된 뒤 수도권 지역 한 목회자는 “한기총에 대해 이단옹호단체라고 결정하면서 전 목사에 대한 결정을 유보한 건 모순”이라며 “전 목사 영향력이 큰 예장대신 복원이 객관적인 조사를 할 수 있겠느냐. 1년 뒤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61328&code=23111113&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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