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비상사태… 교회는 작은 생명 하나까지 돌봐야 한다”

작성일2020-05-27

군산 나포교회가 지난해 7월 개최한 제8차 생태캠프에서 참가자들이 친환경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모습. 기환연 제공

어르신들이 대다수인 농촌 지역에서 다음세대에게 창조세계 보전을 가르치기 위해 매년 생태캠프를 여는 교회가 있다. 전북 군산 나포교회(채윤기 목사)다. 이 교회의 생태캠프는 지역의 자연환경 체험 기회와 지역 농산물로 차린 제철 밥상을 제공해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애향심을 키우도록 돕는다. 친환경 공기청정기를 만들며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의 해악에 관해 배우는 시간도 갖는다. 교회가 지금껏 8차례 진행한 생태캠프는 이곳 초·중학교 등 지역사회가 후원하는 마을 행사가 됐다.

지역주민을 벗 삼아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교회도 있다. 충북 청주 길벗교회(홍승표 목사)는 2010년 개관한 ‘길동무 도서관’에서 인문학교를 열고 지역주민에게 환경교육을 한다. 벼룩시장을 열고 건강한 음식을 판매해 친환경적 삶의 실천을 돕는다.

충남 예산 자연드림교회(김신형 목사)도 교회가 세운 작은 도서관에서 독서모임 등 환경 관련 문화 프로그램을 열고 주민들과 소통한다. 교회의 ‘순수자연동아리’는 주민들과 천연화장품 등 친환경 물품을 만드는 장이다. 여기서 만든 물품은 마을회관과 소방서 등에 기부한다.

서울 종로구 평동교회(김종윤 목사)는 친환경 예배당 건축을 시도했다. 애초부터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과 녹색 건축 인증을 고려해 교회 건축을 진행해 관련 인증을 받았다. 옥상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텃밭을 조성해 교인들이 자연스레 환경의 중요성을 익히도록 했다.

‘2020년 올해의 녹색교회’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중구 서울제일교회에서 열린 ‘제37회 환경주일 연합예배’에서 녹색교회 명패를 들고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이들 교회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기환연·사무총장 이진형 목사)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생명문화위원회가 선정한 ‘2020년 올해의 녹색교회’다. 녹색교회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가꾸고 돌보며 생태 정의를 위해 힘쓰는 교회를 말한다. 이들 단체와 한국교회환경연구소는 26일 서울 중구 서울제일교회에서 ‘제37회 환경주일 연합예배’를 열고 올해의 녹색교회 9곳을 발표했다.

올해는 환경주일 연합예배를 전후로 기후위기에 관한 한국교회의 행동을 촉구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녹색교회 협의체인 ‘녹색교회 네트워크’는 이날 오전 총회를 열고 ‘기후위기 녹색교회 비상행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창조세계 섬김의 역할을 맡은 교회가 기후위기로 생태적 재앙이 예고되는 작금의 상황을 보며 먼저 회개하고 생태 정의 실천에 앞장서자”는 게 골자다. 환경주일 연합예배에서도 ‘기후위기 비상사태, 한국교회는 작은 생명 하나까지 돌보는 자가 돼야 합니다’란 제목의 선언문이 발표됐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39800&code=23111113&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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