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휩쓴 ‘기생충’, 한국교회 선교 큰 기회

작성일2020-02-12

사진=AFP연합뉴스

세계인들이 ‘기생충’과 ‘봉준호’에 매료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9일(현지시간)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패러사이트(Parasite). 디렉터 봉준호”가 호명될 때마다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사진). 아카데미 4관왕을 두고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기생충 신드롬의 하이라이트’ ‘한국은 물론 세계 영화사를 새로 쓴 기념비적인 일’이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시상식을 지켜본 기독문화 전문가들은 “단순히 영화인들이 모인 축제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시상식에서 나온 장면들을 통해 크리스천으로서의 지향점을 발견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성현 필름포럼 대표는 감독상 수상 장면에 대해 “분명 주인공은 봉준호 감독인데도 후보에 오른 경쟁자 모두를 승자로 만들며 청중을 일으켜 세운 진풍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봉 감독이 수상자로 무대에 설 때마다 작품을 위해 수고한 이들을 섬세하게 챙기며 혼자가 아닌 모두의 감격으로 표현하는 모습은 한 개인이 모든 영광을 차지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시사점을 줬을 것”이라며 “사도 바울의 서신서에서 동역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장면을 연상케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평론가 임세은 작가는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는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는데도 무관에 그쳤지만, 봉 감독이 표현해 준 존경심 덕분에 눈에 보이지 않는 트로피를 받은 느낌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세대에 신앙의 유산을 물려줘야 할 사명을 가진 이 시대의 크리스천들이 지금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장면이었다”고 했다.

남 여우주연상 시상에선 인류애와 사랑, 평화, 포용 등 기독교 세계관과 맞닿아 있는 주제가 키워드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칼럼니스트 강진구 고신대(글로벌교육학부) 교수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벤트”라며 “배우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작품이 담고 있는 시대적 메시지를 수상소감으로 전할 때 공감이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문화계 시상식은 신앙이 없는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목회자가 문화적 접촉점을 넓히고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영화 ‘기생충’이 그려낸 사회적 단면을 크리스천으로서 삶에 어떻게 투영해보면 좋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임 작가는 “기생충은 ‘빈부격차로 인한 계층적 차이’를 단순한 선악구도로 묘사하지 않고 관객에게 가치판단의 역할을 맡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삶 속에선 선악의 구분이 더 모호하게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에 크리스천들이 고착화된 기준, 율법적인 생각을 탈피해야만 시대를 분별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시상식 후 증폭될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에 따른 선교적 기대도 크다. 강 교수는 “봉 감독의 영화가 세계 각국에서 재상영되며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는 점은 선교 현장에 분명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의 수많은 K무비 팬들 또한 한국교회에 선교적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22367&code=23111313&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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