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없이 충수염을 깨끗이 고쳐주신 하나님

지난해 가을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두 주간 특별새벽기도회가 열릴 때였다. 첫날 예배를 드린 후 화요일부터 이틀간 복통 설사 구토가 이어졌다. 동네 병원에 갔더니 초음파검사 결과 ‘급성 충수염’이었다. 의사는 서둘러 수술을 하지 않으면 응급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장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마음에 병원을 나왔다가 정확한 검사를 위해 다시 대형 병원을 방문했다. 오후 6시 경 응급실에 도착해 의사를 기다리는데 몸이 덜 아프고 괜찮아지는 듯 했다. 몇 시간이 흐른 뒤 만난 의사에게 동네 병원에서 촬영한 초음파 사진을 보여줬더니 CT촬영을 해보자고 했다. 1시간 후 의사는 검사 결과를 전하며 “충수 길이가 생각보다 크다. 당장 아프지 않더라도 내일 상황을 지켜보고 수술을 진행해야 하니 입원하라”고 말했다.

당시 나는 교구에서 구역장으로, 마포1대교구 아동 지구장으로, 교회학교 초등교구 길마을 교사로 봉사 중이라 수술과 입원이 부담스러웠다. 그 순간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저 입원하면 안돼요. 주일에 교회학교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고요, 주중에는 교구에서 구역을 돌보고 또 아동 구역 봉사 등 해야 할 일이 많아요. 수술하지 않게 도와주세요.”

의사의 강권에 결국 입원을 했지만 다음날에도 몸은 아프지 않았다. 하루만 더 지켜보자는 의사의 말에 병원에서 이틀 밤을 보냈으나 아무런 통증이 없자 의사는 “급성이 아니라면 만성일수도 있으니 해를 넘겨 1월 3일에 다시 검사를 해보자”며 퇴원을 허락했다.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구역 일과 교회학교 교사로 헌신하며 하나님께 수술하지 않고 병이 치유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런데 기도하던 중 그동안 봉사한 것들이 하나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 열심만 나타내는 행동이었음을 성령을 통해 깨닫게 됐다. 나는 주 앞에 엎드려 회개기도를 시작했다.

“하나님!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인데 나도 모르게 많은 일을 한다는 신앙적 교만이 들어 목이 뻣뻣해지고 내 열심만 앞세워 봉사했던 것을 회개합니다. 교구에서나 교회학교에서 봉사할 때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 중 나에게 필요한 말씀만 골라 들었던 부족했던 저를 용서해주세요.”

새해가 시작되면서 열두 광주리 새벽기도회가 시작됐고 매일 기도회에 참석한 나는 온전히 주만 바라보는 겸손한 신앙과 수술 없이 몸이 회복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예정대로 다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초음파 촬영을 하는 동안 내 마음은 무척이나 평안했다. 촬영 후 의사는 나를 보면서 계속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응급 환자가 맞는지 질문했다. 의사는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면서 충수크기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이런 일은 불가능하고 의학적으로도 설명이 안된다”고 말했다. 정말 지난번 초음파 사진에서 세 배 가량 컸던 충수가 엄청 작아진 것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기적 같은 일은 하나님의 치유가 확실했다. 할렐루야!

정리=오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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