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필사 하고 한글 깨우쳤어요

한글 모르고 왼쪽 청각 잃은 상태에서 2년 간 성경필사
성경필사와 성경일독으로 하나님께 칭찬받는 자녀 소망

지난해 11월 2년 만에 성경필사를 완성했다. 한글을 알지 못하는 까막눈에 3년 전 갑자기 왼쪽의 청각을 잃어 필사를 완성하기까지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했다. 문구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밑줄 노트 몇 권을 사서 무작정 성경을 보고 따라서 옮겨 그리는 작업을 했다. 아침 7시부터 정오까지 필사에 매진했고 남는 시간에는 기독교 방송을 봤다. 올해 80세인 나는 하나님을 위해 그동안 한 일이 없다는 게 참 부끄럽다. 나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청소부로 일했었다. 일터에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천이었고 학교에서 수요일이면 예배를 드려서 나도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믿게 됐지만 생계를 위해서 일하느라 2년 전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주일 예배만 간신히 드릴 뿐이었다.

 나는 교회에 나오면 항상 “하나님 제가 한글을 몰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심지어 귀도 들리지 않습니다. 말씀을 읽고 싶은데 하나님이 알려주셔야 가능합니다”라며 말씀의 하나님을 알기를 원한다고 기도드렸다. 구역예배에 참석해서도 남들은 다 성경을 읽는데 나만 조용히 있어야 하니 말씀에 대한 갈급함은 점점 커져만 갔다.

 말씀을 읽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2018년 6월 필사를 시작했는데 기쁨이 넘쳐서 몇 시간을 써도 팔이 아프지 않고 눈도 아른거리지 않았다. 이번 필사를 끝내면서 한글을 깨우치는 놀라운 역사가 임했고 이제는 남들보다 글을 더 빨리 읽을 수 있게 됐다. 할렐루야!

 나에게는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이 하나 더 있는데 지역장님과 구역원을 잘 만난 것이다. 내가 글을 읽지 못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게 많아 질문을 자주해도 항상 기쁜 마음으로 선생님처럼 잘 설명해주고 나를 위해 기도도 많이 해준다. 보청기를 착용해도 귀가 울리는 상태라 설교도 들을 때보다 듣지 못할 때가 많지만 좋으신 하나님과 다정한 구역원들을 보면서 주일예배와 구역예배에 꼬박꼬박 참석해 은혜를 얻고 있다. 이제 글을 읽게 된 나에게 지역장님은 시편을 읽으라는 과제를 줬다. 12월 한 달 동안 시편을 읽었는데 예전에 필사할 때는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글을 옮겨 적었다면 이제는 말씀을 조금씩 이해하고 있다.

 나는 하나님께 칭찬 받는 게 소원이다. 이번에 전도대상자를 선택하고 같이 구역예배도 드렸는데 그 열매가 올해 꼭 잘 맺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또 다시 목표를 가지고 성경필사와 성경일독에도 도전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하나님과 더 친밀해지고 사랑받는 자녀가 됐으면 좋겠다.

정리=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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