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이 없어도 괜찮나요?”

작성일2017-11-21

“담낭이 없어도 괜찮나요?”, “담낭이 없으면 담즙 생성이 안 되지 않나요?”, “담낭 수술하고 나면 평생 소화도 안 되고 힘들다던데….”

환자들과 담낭 수술에 대해 상담을 하다 보면 흔히 듣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장기를 제거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수술에 대한 막연한 걱정으로 인해 수술을 망설이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불필요한 장기를 만들어 주셨을 리가 없겠지만 문제를 일으키는 담낭들, 즉 급성 담낭염, 복통이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담석증, 수술이 필요한 담낭 용종이 있는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담낭 절제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담낭은 우상복부 즉 우측 갈비뼈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간 아래쪽에 붙어 있습니다. 따라서 담낭에 문제가 생기면 우측 갈비뼈 아래나 명치쪽에서 주로 통증을 일으키게 되고, 간혹 우측 어깨 쪽까지 통증이 뻗치게 됩니다.

담낭의 역할은 주로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을 저장, 농축하고 있다가 식사를 하게 되면 담낭 자신을 수축하여 저장되어 있는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내려 보내어 소화를 돕도록 합니다. 따라서 담낭이 제거되어도 담즙은 꾸준히 간에서 만들어져서 위장관계로 내려가게 되므로 대부분 소화에 이상은 없습니다. 담즙의 저장 기능 또한 담낭 제거 후에는 십이지장에서 그 역할을 담당하게 되므로 음식 섭취에 맞춰서 적절하게 소화 작용에 도움을 주게 됩니다.

선입견을 버려라

흔히들 담낭을 제거하게 되면 평생 소화가 잘 안 된다든지 특정 음식을 먹지 못한다는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고 수술을 망설이게 되는데 수술 이후 환자분들을 만나보면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수술 이후 별다른 문제없이 잘 지내시고 간혹 소화불량이 있더라도 길게는 수개월 이내에 거의 다 호전되므로 수술받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담낭 수술은 과거 개복으로 진행하였으나 복강경 수술의 도입 및 발전으로 인해 대부분의 환자에서 복강경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필자의 경우 99%의 환자에서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대개 수술이 한 시간 이내에 끝나는 경우가 많으나 염증이 심한 담낭염의 경우는 수술이 오래 걸리는 경우도 종종 있으며 드물긴 하나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들어가는 총담관이 손상되게 되면 담관공장문합술 등을 시행해야 하므로 마냥 간단한 수술이라 볼 수 는 없습니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경험이 풍부한 간담췌 전문의에게 수술 받는 것이 좋으며 수술 전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황 지 웅
교수‧한림대강남성심병원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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