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새 학기 적응하는 아이들의 변화 눈여겨 봐야

작성일2019-03-24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권용실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제공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새 학기가 시작한 지 약 2주가 지났다. 각종 육아 커뮤니티에서도 새학기 적응이 인기 키워드다. 어린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이나 갑작스런 변화에 따라 나타내는 반응들은 자연스러운 것일까?

여러 증상과 대처 방안에 대해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권용실 교수에게 알아본다.

권 교수는 “편안하고 익숙한 가정과 부모님 품을 떠나 낯선 환경에서 새로 만나는 선생님 및 친구들과 적응하는 기간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만,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자신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미숙한 어린 아동들에게 스트레스 반응은 오히려 잘 발생할 수 있으므로 부모님과 주변의 어른들이 관심 있게 살펴보아야 한다. 아이들의 기질과 특성, 평소의 적응 상태에 따라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걱정 필요 없는 자연스러운 반응들

▲이전보다 2배 이상 우는 아이: 울음은 아이의 마음을 표현한다. 낯선 곳에 있어서 불안할 때, 친숙한 환경이 필요할 때, 이제까지 해보지 않은 것을 해야 할 때, 당황스럽고 속상한 마음은 평소보다 더 많은 울음으로 표현된다. 그러한 아이의 마음을 알아차려서 달래고, 친숙해지도록 같이 해보고 칭찬해주면서 아이의 속도로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

▲안아달라, 업어달라 칭얼대는 아이: 불안한 마음이 들면 아이는 의지할 어른에게 평소보다 더 가까이 가고 싶어한다. 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고 떼를 쓰면 마치 부모님을 힘들게 하려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아이가 매달리는 행동을 하는 것은 ‘내 마음이 힘드니까 그냥 돌봐주세요’라는 신호로 받아준다면 점차 자연스럽게 칭얼대는 행동이 줄어들 것이다.

▲새로 만난 친구들과 싸우는 아이: 가정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한껏 받고, 별다른 제한 없이 마음껏 지내던 아이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가면 다른 아이들과 같이 나눠야 할 일이 늘어난다. 장난감을 또래와 같이 사용해야 하고, 선생님의 돌봄도 공동으로 나눠 받는다. 아직은 규칙이 있는 공동 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아이는 새 친구가 자신의 것을 빼앗아 가는 것으로 받아들여 싸움이 생길 수 있다. 규칙과 나눔은 행동을 제한하고 못하게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활동을 허락하는 것이므로, 점차 아이가 친구들과 험께 할 수 있는 것들을 배우면 싸움도 줄어들게 된다.

◇주의가 필요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문제 증상들

▲또래들에 관심이 없이 혼자 지내고 어울리려고 하지 않을 때: 사회적 관계 형성에 대한 흥미가 낮거나,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

▲아이의 행동이 과다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교사들의 돌봄만으로는 안전하게 지내기 어려울 때: 행동조절과 규칙을 받아들이는 것이 미숙하거나 심리적으로 준비가 안돼있을 가능성이 있다.

▲집을 떠나 등원하는 것을 거부하고 떼쓰는 것을 제지할 수 없을 때: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이 높고, 분리불안이 있으므로 부모님이 심리적인 안정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권 교수는 “자녀들이 새 환경에 적응하는 시기에 보이는 불안정한 상태는 대부분 일시적이며 아이들이 잘 극복하고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으므로, 부모가 곁에서 아이의 기질 특성을 이해하고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함께 해줄 것을 권장한다”며 “그러나 한두 달이 지나도 계속 적응이 어렵거나, 또래 아이들에 비해 두드러지는 정서 행동 문제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전문가의 평가와 조언을 구하는 시기를 늦추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3162417&code=61122013&sid1=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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